올해 초부터 줄이어 한국을 찾은 팝스타들의 공연만큼이나 다채로웠던 내한 뒷얘기를 공개한다.
▶ 전용기 괜히 몰고 왔어!
보컬 브루스 딕킨슨이 직접 전용기를 몰고 와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된 아이언 메이든은 일본 대지진의 직접적인 여파를 받을 뻔했다.
10일 서울공연을 마치고 11일 보잉757 전용기를 몰고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던 이들은 도착 9분 전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까스로 나고야 공항으로 우회했다.
기획사는 첫 내한공연임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관객 수로 적자를 봤고, 아이언 메이든도 전용기 렌털비, 기름값, 부기장과 10명의 스튜디어스 인건비 등 만만찮은 비용을 직접 치렀다.
이런 스트레스 탓이었는지 멤버들은 숙소에서 엄청난 양의 술을 해치웠다.
▶ 공연보다 한식에 힘준 ★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진 산타나는 체류 기간이 짧아 한국 문화를 충분히 즐기지 못한 점을 못내 아쉬워 했다. 대신 공연이 끝난 후 2시간 동안 대기실에서 애프터 파티를 하며 한국 음식을 마음껏 먹었다. 메뉴는 배달주문한 찜닭·불고기·열무김치·잡채 등으로 그릇을 싹싹 비웠다.
코린 베일리 래는 공연 다음 날 라디오 녹음을 마치고 예정에도 없이 시끌벅적한 여의도의 한 음식점을 찾아 비빔밥과 동태전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공항으로 향했다.
▶ 술대신 공룡 … 취향 독특
인도 명상법의 일종인 탄트라 요가 마니아인 스팅은 마사지와 사우나 마니아의 면모를 새롭게 보여줬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동양식 마사지를 받았고, 매일 호텔 사우나에 들러 몸을 풀었다.
기타리스트 슬래시는 거친 외모와 달리 순수한 매력을 한껏 전달했다. 공룡을 좋아하는 그는 경남 고성의 공룡박물관을 찾지 못해 연신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한국에 거주하는 친구와 연락해 판문점 비무장지대를 구경하고 왔다.
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 그는 하루 3시간씩 숙소에서 운동을 하고, 시끌벅적한 공연 뒤풀이에서는 조용히 주스만 마셨다.
▶ 팬과 탁구경기·당구장 파티
적극적인 팬 관리로 유명한 테일러 스위프트는 공연장에 티-파티룸이라는 팬들을 위한 응접실을 따로 마련해 엄청난 양의 초와 꽃으로 방을 가득 채웠다. 여기에 탁구대와 비디오 게임기를 설치해 추첨으로 뽑힌 20여 명의 팬들과 게임을 즐겼다.
미국 LA 출신의 한국계 힙합 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인 팬들과 압구정동의 한 당구장에서 만나 피자를 나눠 먹고, 즉석 공연도 선사했다.
/유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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