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제작사인 애플이 국내에서 전무후무한 ‘울트라 갑’의 기세를 떨치고 있다.

아이폰 AS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소비자의 요구에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보다 못한 이동통신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아이폰 AS 정책을 고치는 상황이다. AS 문제를 애플에 따질 경우 아이폰을 공급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 탓이다.

22일 통신업계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강모씨는 최근 아이폰4의 AS 방식에 불만을 느껴 서울중앙지법에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강씨는 아이폰4에 액체가 스며들어 고장나자 수리를 받기 위해 지난달 초 애플 AS센터를 방문했다. 강씨는 아이폰을 구입한 지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무상 수리나 교체를 기대했다.

하지만 애플의 AS 방침에 따라 29만원을 내고 ‘리퍼폰’(중고 수리한 제품)으로 교환해야 했다. 애플은 약관에서 ‘액체류 접촉의 고장 아이폰4를 보증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액체류 침입 고장에 대한 수리 불가 방침은 소비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할 뿐더러 애플은 계약할 때 이를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에 “부당 계약으로 가져간 리퍼폰 비용 29만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소송에 앞서 애플은 지난해에도 이모(13)양이 “부당한 수리 비용을 돌려달라”며 제기한 소송에 휩싸여 이양에게 29만원을 지급하는 등 AS 관련 불만을 지속적으로 받는 상황이다.

결국 힘없는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이통사에 민원을 넣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자체 비용을 들여 아이폰 새제품 교환 기간을 늘려주고 AS센터를 확대하는 등 애플이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박성훈기자 z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