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에세이서 "심야 호텔바 호출" 등 폭탄발언
정 전총리 "대꾸할 가치도 없고 책 팔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다"
4년 전 그날의 일기가 핵폭탄이 돼 돌아왔다. 2007년 ‘신정아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39)씨가 자전 에세이 ‘4001’(사월의 책)을 펴내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진실게임의 시동을 걸었다. 신씨는 22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 변호사를 대동하고 등장해 “법률적 감수를 거쳤다”고 선수를 쳤다.
책은 2007년 사건이 불거진 직후부터 최근까지 약 4년간 쓴 일기 중 일부를 편집한 것으로, 예일대 박사학위 수여의 전말은 물론,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만남, 정치권 배후설, 일부 인사의 부도덕한 행위까지 언급했다. 특히 신씨는 서울대 교수직 제의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거절했다며 당시 서울대 총장이던 정 전 총리와의 일화를 조목조목 짚었다.
“내 사건이 터진 후 정운찬 당시 총장은 스스로 인터뷰에 나와서, 나를 만나본 일은 있지만 서울대 교수직과 미술관장직을 제의한 적은 결코 없다고 해명을 했다. (중략) 자신의 이름이 전혀 언급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극구 부인하는 모양이, 켕기는 것이 있으니 저러는 게 아닌가 싶었다.”(‘4001’ 중 97-98쪽)
그는 정 전 총리가 밤 늦은 시간에 호텔 바에서 만나자고 하는 등 자신을 처음부터 단순히 일 때문에 만나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총장을 주로 팔레스 호텔에서 만났는데 아예 대놓고 내가 좋다고 하고 앞으로 자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심지어 사랑하고 싶은 여자라는 이야기까지 했다.”(100쪽)
신씨는 이어 “서울대 총장이란 이 나라 최고의 지성으로 존경받는 자리”라며 “정 총장이 ‘존경’을 받고 있다면 존경받는 이유가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겉으로만 고상할 뿐 도덕관념은 제로였다”고 썼다.(101쪽)
◆정총리, 대통령에 장문의 '사직서 편지' 보내
4.27 경기 분당을 재보궐선거 출마와 초과이익공유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정 전 총리는 이번 사건으로 또 한번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정 전 총리의 측근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꾸할 가치도 못 느낀다”며 “책을 팔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을 세게 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속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덕성 논란의 불씨는 당분간 더욱 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여론 악화로 분당을 보궐선거에서의 전략공천 가능성마저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예술계의 꽃에서 사기꾼, 정관계 폭로전까지 ‘희대의 풍운녀’가 된 신씨는 간담회에서 “1년 6개월의 재소 기간 동안 4001번(수인번호)으로 살아왔다. 좋은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일할 생각”이라며 애써 침착을 유지했다.
한편 정 전 총리는 이날 동반성장위원장 사직서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측은 이 문건을 ‘사표가 아닌 편지’로 발표했었다. 정 전 총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긴 사직서를 냈으니 청와대에서 반응을 보여야 한다”며 “(청와대에서) ‘계속 하라’고만 하지 변화가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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