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문화종합

“재벌가 여인 참 고되네요”

MBC ‘로열 패밀리’ 김인숙 역 염정아

배우 염정아(39)가 정가원 사람이 다 됐다.

2006년 결혼 이후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MBC 수목드라마 ‘로열 패밀리’로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는 20년간 쌓아온 연기 내공으로

여주인공 김인숙의 복잡한 내면을 유감없이 그려내고 있었다.

JK 김인숙

방송 초반 SBS ‘싸인’에 밀려 한 자릿수 시청률을 면치 못하던 ‘로열 패밀리’는 5회부터 같은 시간대 1위로 치솟았다. 호화로운 재벌가의 비밀스러운 권력 암투가 적나라하게 그려진 이 드라마는 엄청난 속도감과 빼곡한 스릴러적 요소로 시청자들의 호흡을 가쁘게 한다.

어느 하나 질질 끄는 법이 없으면서 인과관계가 촘촘히 엮여 있는 탄탄하고 변화무쌍한 대본에 베테랑 연기자들마저 잠시도 긴장을 놓지 못한다.

“시청자들은 즐겁겠지만 그만큼 연기자들은 죽을 맛이죠. 전개가 너무 빨라요. ‘온갖 풍파를 겪으면서 재벌 총수에 오르고, 그런 가운데 비밀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여인’이라는 설정은 쉽게 이해 가지만 너무나 다양한 일들을 겪고 있어서 한 신 한 신 감정을 이어 가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에요.”

재벌가 JK의 명성에 맞지 않는 평범한 집안 출신 며느리라는 이유로 18년간 이름도 없이 ‘K’로 무시당하며 살아가다 정체성을 찾고 복수심과 야망을 발산하는 김인숙에는 실제 염정아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20년간 연기 잘하는 예쁜 여배우로 불려오던 그는 이 작품에서 오랫동안 연기에 대해 고민한 흔적과 깊이를 드러낸다.

“휴먼 드라마나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연기하다가 지금까지 안 보여줬던 캐릭터라 애착이 많이 갔어요. 연기 변신에 대한 욕심이 있었죠. 그런데 막상 해보니 너무 착했다가 독하고, 우울했다가 비밀스럽기도 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변화에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며 연기하기는 처음이에요.”

배우 염정아

16부작인 이 드라마는 24일 8회 방송과 함께 반환점을 돌았다. 김인숙은 JK클럽 사장이라는 새로운 지위를 획득했고, 시어머니이자 그룹 회장인 공순호(김영애)의 서슬 퍼런 억압과 큰동서 임윤서(전미선)를 비롯한 정가원 사람들의 견제는 더욱 강하게 조여오고 있다.

“일단 큰동서가 무릎 꿇었잖아요. 연기하면서도 쾌감이 느껴졌어요. 시청자들도 아마 이런 맛에 우리 드라마를 볼 거라 믿어요. 구박만 받던 김인숙의 성장기를 통해 시원한 대리만족을 드리고 싶어요.”

인간의 정이란 찾아볼 수 없는 냉혹한 정가원 생활이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정반대다. 차가운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대선배 김영애에 대해 “실제는 전혀 다르다. 선생님과 장난도 제일 많이 치고, 대기실에서는 늘 눈을 마주치고 편안한 분위기를 끌어내 주는 따뜻한 분이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김인숙은 남편의 뒤를 이어 그룹 경영에 나선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여러 면에서 비교되곤 한다. 이에 대해서도 “알기는 하지만 촬영장에서 전혀 그런 얘기를 나눠봤거나 의식해본 적이 없다. 재벌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배우는 주어진 환경에 맞춰 자연스럽게 적응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1주일 내내 촬영장에만 있다 보니 밖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몰라요. 진짜 정가원 생활에 적응한 거죠. 방송 끝날 때까지는 모든 걸 잊고 김인숙으로만 살아가려고요.”

염정아

복잡한 캐릭터 소화, 1주일에 6일씩 계속되는 밤샘 촬영보다 더 힘든 건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일이다. 3년간 활동을 쉬며 품 안에만 뒀던 4살 된 딸과 2살 아들은 늘 마음에 아른거린다.

“겨우 하루에 한 번 씻으러 들어가는 게 전부고, 집에서 누워 잘 수 있는 날이 1주일에 하루뿐이에요. 잠을 못 자더라도 애들 얼굴 한 번 보는 게 훨씬 힘이 되는 건 엄마로서 어쩔 수 없나봐요. 촬영장에서는 수시로 영상통화로 힘을 얻죠.”

최근 경기도 분당 촬영장에는 남편이 야식을 들고 깜짝 응원을 나왔다. 측근은 지칠 대로 지친 염정아가 그렇게 기뻐하는 건 처음 봤다고 귀띔했다.

“남편은 별 얘기 안 해요. 그냥 잘하라고만 하죠. 그래도 남편 도움이 없었다면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잠 못 자고 힘들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에요.”

·디자인/김지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