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유시민이 국민참여당의 대표로 정치일선에 복귀했다.

“내년 총선에서 20석은 우리 몫”이라고 호언한 유 대표는 취임 10일째인 28일 서울 마포구 국민참여당사 집무실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당의 궁극적 목표는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총선 전까지 아직 창당 과정에 있는 상태죠. 당을 많이 알리고 정책을 가다듬어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한편, 야권의 힘을 모아 국정을 바로잡고 정권교체까지 이루는 데 우리 몫을 하는 게 과제입니다.”

당면한 4·27 재·보선에 대해 원만한 연대를 전제로 야권의 승리를 점쳤다.

유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좀 잘해달라’는 게 국민 생각”이라며 “이 때문에 여권에 대한 경고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가 디디고 있는 발판은 상당히 모순적이다.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임에도, 국민참여당에 아직 국회의원이 전혀 없다.

‘노무현의 후계자’ 이미지가 가장 강하지만, ‘노풍’이 휩쓴 지난해 지방선거 때 안희정, 김두관, 이광재와 달리 그는 낙선했다.

기대와 현실 간 괴리가 드러나는 이 대목에서 유 대표는 ‘내 탓이오’를 연발했다.

“누가 나를 해코지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요. 정치인 유시민에 대한 부정적 평가·선입견이 있다면 저의 모든 정치 행위의 결과이고 결국 제가 바뀌어야죠. 국민이 믿을 만하고 사랑할 만한 내면의 상태, 역량을 갖춰 더 나은 정치인이 돼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투사, 독설가 이미지에 대해 크게 성찰한 듯한 모습이 돋보인다.

“누구와 싸우기보다 국민과 대화를 통해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사실 돌아보면 젊은 나이에 갑자기 정치에 뛰어들어 유명해지면서 정치인의 기본 덕목을 갖추는 노력을 못한 것 같네요.”

‘자아비판이 과하다’고 하자 유 대표는 “돌이켜보니 ‘그랬던 것 같다’는 느낌이다. 성사재천 모사재인(成事在天 謀事在人).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옛 동지’들과 이견 및 갈등에 대해서도 유감의 뜻을 밝혔지만, 정책 논쟁은 정당으로서 당연한 것이란 입장이다.

“상대방을 일부러 서운하게 만들 이유는 없죠. 정책 토론에서 우리가 민주당의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표현하는 데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두 당은 경쟁관계에 있기도 한데요. 친구끼리 잘 지내다가 말다툼도 하고, 시험을 잘 보려 경쟁도 하는 것 아니겠어요.”

유 대표는 “나란히 걷다가 갈림길이 나타나면 각자 판단에 따라 다른 길을 가지만 어느 길이 옳은지 알 수 없는 것이고, 나중에 두 길이 다시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널리 읽히는 책’을 많이 저술한 인물이다. 그가 최근 ‘국가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또 한 권의 책을 탈고했다.

유 대표는 책에서 지향점으로 복지국가를 지목했다. 이전 단계의 안보국가, 발전국가, 민주국가 중 어느 하나도 배척할 대상이 아니며 모두 복지국가의 토대임을 강조했다.

매년 한 권꼴로 책을 발간한 유 대표는 “다른 미디어와 달리, 책은 많은 양의 메시지를 생각 그대로 가감 없이 시민들에게 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먹고살기 위해 쓴 측면도 없지 않다”며 한껏 웃었다.

/사진 서승희(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