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여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지도부가 청와대·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을 주장하며 압박에 들어갔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형 국책사업에 안이하게 대처한 정부 당국자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을 겨냥해 “정치권의 비합리적 외압에 굴복해 예천 등지 공항을 건설, 제대로 가동치 못한 데서 오는 국익의 엄청난 손실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서병수 최고위원도 “대통령의 공약을 작성한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고, 정책 결정의 기회를 놓쳐 혼란을 가중시킨 정책 책임자도 문책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앞서 안상수 대표가 “정치권에서 더 이상의 논란은 국익과 국가장래에 도움이 안된다”며 자제를 요청했지만 최고위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세종시 사태에서 봤듯 정부 정책의 수행과 집행과정이 미숙하고 거칠다”며 “대통령을 모시는 분들, 내각과 참모들의 잘못이 반복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대여 공세를 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대통령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탈당하라는) 말을 경청해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세종시, 과학벨트, 동남권 공항, 원전 방사능 등 이제 우리 국민은 대통령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못 믿을 형편”이라며 “탈당 요구를 심각하게 생각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들이 신공항 밀양 유치를 공약으로 할 것”이라며 영남권 표심 확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