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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태양광도 100% 에코라 하기엔"

이산화탄소 배출 전과정 평가 통해 본 친환경의 오류

좀 극단적으로 말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전기 자동차를 타고, 세상 모든 에너지를 태양 광을 이용해서 만들며, 모든 제품을 재활용하면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제로’에 가깝게 될까.

그럴 것 같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기후변화 컨설팅 회사인 토람의 임송택(43) 대표를 만난 건 이런 의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임 대표는 박사과정에서 전공한 온실가스 배출의 ‘전과정 평가(LCA·Life Cycle Asswssment)’를 통해 막연히 ‘친환경’이라 불리는 현상의 오류 가능성을 선명하게 드러내 보였다.

◆종이컵, 무게 2배 이상 이산화탄소

그는 일회용 종이컵의 예를 들어 상식을 허물어트렸다. “종이컵 1개의 무게는 5g이다. 그런데 종이컵 1개가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배출량은 11g이다. 왜 그럴까.” LCA 속에 답이 있었다.

LCA는 원료 획득에서 제품의 생산과 수송, 폐기, 소각 등 전 과정에 걸쳐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파악해 잠재적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기법이다.

즉 종이컵 1개를 쓴다는 건 조금 간단하게 정리하면‘나무를 재배해 전기톱으로 잘라 공장으로 운반하고 펄프로 가공해 종이컵을 만들고 사용된 컵을 재활용하거나 폐기처리하는’ 전 과정을 소비하는 행위다. 하지만 우리의 시선은 완성된 컵을 사용하는 단계에만 고정된다.

LCA를 통해보면 일회용 종이컵의 ‘반 환경성’은 극명해진다.

처음 던진 질문도 마찬가지다. 태양광 발전이나 전기 자동차도 사용단계에서만 보면 온실가스 발생이 전혀 없는 청정 에너지이자 친환경 차량이다. 하지만 LCA를 통과하면 태양광 발전은 현재 기술수준에선 태양광 전지인 솔라셀 등 발전장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전 가능량의 30% 정도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미리 발생시킨다. 전기차는 어떤 방법으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적게 쓰고 적게 버리기 먼저

사실 조금만 깊게 생각하면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대다수가 외면하고 있는 건 ‘생산과 소비의 불일치’ 때문이다.

임 대표는 서울 도심의 청계천 복원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청계천은 그 자체로만 보면 친수 녹지 공간이다. ‘친환경’적이라는 수식어도 따라붙는다. 하지만 실제 청계천에 흐르는 물은 한강물을 정수처리해 끌어올려 내려보낸다. 이를 위해 연간 1176만여 kwh, 4454가구의 전기소비량이 필요하다.

“좀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5㎞의 청계천 조경구간에 2.5m 간격으로 가스렌지 2028대를 1년 내내 켜놓았을 때 발생하는 열량과 같다. 이렇게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흡수하려면 소나무 48만7519그루가 필요하다. 하지만 청계천을 향유하는 시민은 전기 생산과 폐기물 배출 과정의 환경 악영향을 인식하지 못한다.”

가정 내 친환경 실천에서도 비슷한 오류가 발생한다. 분리수거를 통한 재활용에 무게 중심을 두다 보니 정작 이보다 한 발 앞서고 직접적인 방법은 외면된다.

“적게 쓰고 적게 버리는 게 먼저다. 그리고 재사용해 다시 쓸 수 없다면 재활용으로 가야 하는데 우리는 분리수거부터 하려고 한다. 종이컵보다 머그컵을 써야 하고 종이컵도 되도록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다.”

◆탄소라벨링 대안 될수도

기후변화의 시대, 최근 일본의 원전 사태는 편하고 값싸게 사용해온 전기에너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생산과 소비의 거리만큼 그 위험성은 실제보다 더 멀고 작아보인다.

그렇다고 일반인 모두가 LCA 전문가가 될 수도 없다. 대신 전과정적 사고를 기초로 한 탄소발자국에 좀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는 일상생활과 밀접한데도 연관성을 피부로 직접 느끼기 힘들다. LCA를 기반으로 한 탄소라벨링 같은 제도적 장치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선택적 소비가 기업이 환경친화 저탄소 제품 생산에 동기를 부여하는 선순환이 된다.”

물론, 소비에 앞서 ‘꼭 필요한가’라는 자문을 던져야만 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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