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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공영방송 KBS, 용어 선택에 신중하길

조성준의 와이드 스크린

일상 생활에서는 입에 담을 수 있지만, 공식 석상과 자료에서는 사용해서 안될 표현들이 있다.

미국식 해석에 따르자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말들일텐데, ‘철가방’ ‘미망인’ ‘공돌이’ ‘노가다’ 등처럼 특정 직업과 계층을 희화화하거나 비하하는 느낌의 단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다음달 방영을 앞두고 현재 촬영중인 한 드라마의 가제로 논란을 빚었던 ‘식모’도 그 중 하나다.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별 문제없이 써 왔던 직업 명칭이었지만, 지나치게 전근대적인 느낌을 주고 여성을 종속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90년대 들어서는 ‘가사 도우미’ 혹은 ‘가사 관리사’로 바꿔부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변화를 두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호칭 인플레’ 현상”이라며 비아냥대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들어 기분이 언짢을 수 있는 말은 남이 들어도 기분이 언짢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긍정적인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

문제는 사람들의 의식은 이처럼 바뀌어가고 있는데 바르고 고운 우리말을 전파해야 할 방송사가 오히려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막말이 난무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고, 드라마까지 은근 슬쩍 휩쓸리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 관습적인 표현이란 이유로, 내심 자극적인 재미를 노려 ‘식모’같은 구시대적인 용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으니 큰일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영어를 배울 때 가장 훌륭한 교과서라고 한다. 출연하는 방송인 모두가 품격 있는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이다. BBC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말을 망치는 짓은 삼가해야 한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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