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처럼 명랑쾌활한 미소가 일품인 리즈 위더스푼(35)은 최근 몇 년간 인생의 부침이 심했다. ‘앙코르’로 2006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자마자 남편 라이언 필립과 헤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바람둥이 제이크 질렌할과의 연애를 거쳐 지난달 에이전트 짐 토스와 재혼하고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그가 ‘워터 포 엘리펀트’로 다음달 4일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상영을 앞두고 e-메일을 통해 행복에 가득찬 근황을 전해왔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
- 이번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를 연기했나?
난폭한 성품의 서커스 단장 어거스트(크리스토퍼 왈츠)와 불행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단원 말레나로 출연했다. 대공황을 배경으로 가난한 수의학과 학생 제이콥(로버트 패틴슨)과 코끼리 로지를 조련하며 가까워진다. 남편의 학대에 시달리지만, 결코 사랑의 끈을 놓치지 않는 강인한 여성이다.
- 패틴슨과는 예전에도 공연했다.
맞다. ‘베니티 페어’란 제목의 영화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놀랍게도 패틴슨의 엄마로 나왔다. 그때 내 나이가 스물 여덟살이었고, 상대는 열여섯 살이었다. 패틴슨은 러브신을 찍는 과정에서 코감기에 걸려 매우 고생했고 나도 실망시켰다. 하하하.
- 극중에서 실제로 수많은 동물이 나온다.
사자에게는 말도 못 건다! 사자 갈기를 쳐다볼 엄두조차 안 난다.(웃음) 얼룩말도 여전히 무섭다, 한번은 얼룩말들이 우리에서 도망쳐 나와 출연진과 스태프 모두가 정신없이 피해다녀야만 했다. 이 와중에 남편이라고(?) 왈츠 뒤로 재빨리 숨었던 기억이 난다.
- 그래도 말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장면이 있다.
솔직히 코끼리를 훈련시키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승마를 좋아해 말을 자주 타 봤지만, 이번처럼 오랜 시간동안 말을 탄 적은 처음이다. 그것도 안장도 없이 말이다!
- 극중 코끼리 로지와의 관계가 궁금하다.
세 달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로지와 호흡을 맞췄다. 로지의 옆구리에 매달리는 묘기를 보여줘야 하는데, 사람이 겁을 낼수록 힘들어진다. 다행스럽게도 로지는 사람을 들어올릴 때 어느 만큼 힘을 줘야하는지 잘 알고 있더라. 자칫 로지의 발에 깔릴 수도 있었는데,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 원작 소설이 대단히 유명하다.
출연을 제의받기 전 미리 책을 샀지만 읽지는 않았다. 합류가 확정되고 나서야 읽었는데 무척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였다. 작가인 새러 그루언이 아주 폭넓은 사전조사를 거쳤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촬영장에 처음 와 보니 책에서 묘사된 세계가 현실로 재현돼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 일과 사랑에서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톰 하디(‘인셉션’)·크리스 파인(‘스타트렉 : 더 비기닝')과 공연하는 ‘디스 민스 워’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운영중인 제작사(타입 A 필름)도 잘 돌아가고 있다. 사랑하는 아들·딸에 믿음직스러운 인생의 파트너가 생겼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