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문화가 유럽에서까지 기세를 높이고 있다.
한류는 유튜브, SNS를 타고 문화예술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깊숙이 파고들었고, 현지인들은 ‘한류의 성지’ 서울을 찾아 열광하고 있다. 또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는 제29회 브뤼셀 국제판타스틱영화제 대상이라는 낭보를 전해왔다.
◆현지 언론들 ’한국 돌풍’ 보도
K-POP에 빠진 프랑스인들의 모임인 코리아커넥션 회원 54명이 20일 청담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을 찾아 꽃미남 그룹 샤이니의 팬미팅에 참석해 열광했다. 이날 현지 유력매체 르몽드는 현장을 취재했다.
코리아커넥션은 막심 파케가 결성한 소모임으로, 현재 200여 명의 프랑스인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다. 파케의 페이스북을 접한 한국관광공사가 한국 방문을 건의, 회원들이 자비를 들여 2주 일정으로 8일 한국을 찾았다.
유럽으로 뻗어 가고 있는 한류는 그 폭과 깊이가 훨씬 넓다. 한국 드라마·가요를 전문적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프랑스 인터넷 사이트가 생기고, 한국 방영 드라마는 하루 만에 프랑스 자막을 달고 유튜브에 등장한다. 나이트 클럽에는 K-POP만 들려주는 이벤트가 수시로 열리고, 한국 아이돌 그룹의 춤을 배우는 강좌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올해 초 프랑스2TV는 신년 특집프로를 통해 한류를 집중 조명했다. 다음달 8일에는 ‘제1회 한국문화페스티벌 코리아커넥션 2011’이 팬들의 자발적 참여로 개최된다. 페이스북에는 K-POP 합동공연 프랑스 개최를 기원하는 청원이 1만 건 이상 게재됐다.
이 같은 열기에 힘입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은 6월 10일 파리 르 제니스 드 파리에서 ‘SM타운 라이브’를 개최한다.
영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월 런던 트라팔가광장에 위치한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회 런던 K-POP의 밤’에는 400명 이상의 영국 10대들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2006년부터 자생적으로 생긴 ‘K-POP 팀’ 등 동호회 회원을 중심으로 밤새 K-POP이 울려퍼졌다.
◆샹송·록 본고장 녹인 꽃남돌
K-POP이 샹송과 록의 본고장인 프랑스, 영국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콘텐츠의 높은 완성도에 있다. 또 화려한 군무와 후크송(짧은 후렴구와 반복되는 가사의 흥겨운 댄스음악)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팬들의 상당수는 여성으로 “서양 남자에게서 보기 드문 귀여운 매력이 있어서 잘생긴 아시아 남성에게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매년 한국 영화에 주목하고 있는 칸 국제영화제가 올해는 장동건, 전지현 등이 출연한 작품의 제작보고회를 영화제 기간에 열게 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관광공사 유럽아메리카팀 정병옥 팀장은 “문화 선진국이 이처럼 한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사례는 과거에 없었다.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의 문화 전반과 산업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콘텐츠 생산자 간의 협업과 산업 간 연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