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속았다.
21일 가수 서태지(39·본명 정현철)와 배우 이지아(33·김지아)가 부부 관계였으며, 거액의 위자료·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진행 중인 사실이 드러난 뒤 SNS와 연예계, 언론은 충격에 빠졌다. 팬들도, 지인들도, 전 국민이 속은 느낌이었다.
〈관련기사 38·56면〉
◆1990년대말부터 ‘결혼했다’ 소문
두 사람은 그동안 싱글로 알려져 있었다. 서태지는 1990년대 말부터 미국에서 결혼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이를 부인해왔다. 둘의 열애설이 불거진 적도 없었고, 이지아는 지난달 동료 배우 정우성과 연인 사이임을 만천하에 공개하기까지 했다.
그랬던 이들의 소송은 18일 서울가정법원에서 있었던 2차 공판을 통해 알려졌다. 앞서 1월 19일 이지아는 서태지를 상대로 5억원의 위자료 청구 및 50억원의 재산분할 요구 소장을 접수했다. 신분 노출을 꺼려 양쪽 모두 각각 3∼4명의 변호사를 법정 대리인으로 앞세워 3월에 이어 극비리에 두 차례 공판을 끝냈고, 5월 23일 3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결혼 시기·자녀 여부 등 꼬리 문 ‘의혹’
두 사람이 언제부터 실질적인 결혼 생활을 영위했고 갈라섰는지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이지아는 패서디나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96년 은퇴를 선언한 서태지가 미국으로 건너간 이듬해인 97년부터 14년 동안 결혼생활을 했다는 설, 미국 교포들을 중심으로 두 사람 사이에 두 아이가 있다는 또 다른 의혹마저 불거졌다.
한 법률관계자에 따르면 “재산분할 문제만 다루는 소송 내용을 본다면 법률적 이혼이 아닌 사실혼 이혼에 따른 청구 소송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한류스타 정우성의 존재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공연했던 이지아·정우성의 교제 시작과 이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진 시점은 혼인생활이 파탄에 이른 사유가 어느 쪽에 있는지를 가리고, 위자료 및 재산분할 액수를 결정할 판단 근거로, 소송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양측 소속사 “전혀 모르는 일”
한편 이지아의 소속사인 키이스트 측은 “아직 연락이 이뤄지지 않아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했다”며 “정황을 파악하는 대로 공식 자료를 배포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서태지 컴퍼니는 “서태지씨는 현재 음반 작업차 해외에 머물고 있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전혀 모르는 일로,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할 뿐이다”고 밝혔다.
이날 인터넷 연예게시판과 SNS는 벌집을 쑤신 것처럼 시끄러웠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감쪽같이 속이다니, 국민에게 사과하라” “양측이 공식 발표를 할 때까지 기다려보자” “서태지 소름 끼친다” “소속사 사장은 배용준, 남자친구는 정우성, 남편은 서태지…” 등 충격과 놀라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