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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극중 둘째딸, 제 막내딸”

영화 ‘체포왕’ 박중훈



몇 년 전부터 박중훈(45)은 ‘일상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해운대’ ‘내 깡패 같은 애인’ ‘달빛 길어올리기’에서 쓸쓸한 중년 가장으로, 변방의 실패자로, 승진에 매달리는 말단 공무원으로 각각 출연해 대중과 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임팩트 강한 연기를 지양하고 사실적인 연기를 추구하고 있다”는 그가 다음달 4일 개봉될 ‘체포왕’에서는 실적 쌓기에만 몰두하는 경찰로 나온다.

올해로 데뷔한 지 26년째죠. ‘체포왕’은 41번째 출연작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제 영화를 제 입으로 자랑하기란 몹시 쑥스러워요. 굳이 얘기하자면 ‘체포왕’은 쉽고 따뜻하며 유쾌해요. 추격 장면은 제가 봐도 잘 찍은 것 같고요. 단점은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하하하.

1993년 ‘투캅스’ 이후 경찰 캐릭터만 무려 여섯번째입니다. 경찰을 연기할 때마다 ‘이번에는 다른 경찰을 표현해야겠다’란 강박관념은 솔직히 없어요. 모든 답은 시나리오에 나와 있으므로 시나리오의 요구에 충실하면 되죠. ‘체포왕’에서는 경찰이란 직업 의식보다 평범한 생활인의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어요. 그 부분이 전작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1990년대까지는 돌출된 느낌의 연기를 지향했어요. 관객들도 제게 그걸 많이 원했고요. 그런데 2000년대 중반부터 조금씩 피로감이 느껴지더군요. 받아들이는 쪽의 성향도 바뀌었고요. 서서히 달라지기로 마음먹었죠. 에너지를 숨기면 관객들이 채워주는 지금의 제 연기가 비교적 만족스럽습니다.

관객은 언제나 까다롭습니다. 배우가 접근하면 도망가고, 움츠리면 다가오는 버릇이 있어요. 한마디로 배우와 ‘일정 거리’를 유지한다고나 할까요. 오랜 세월을 보내며 그들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지만, 믿음이 어긋날 때도 꽤 잦아요. 항상 겸손하고 성실하게 연기하는 것만이 비결이겠죠.

아들 하나에 밑으로 딸이 둘인데, 큰아이와 둘째아이는 야구장과 농구장에서 각각 한 번씩 저와 함께 있는 사진이 외부에 공개됐어요. 아홉 살짜리 막내딸만 비슷한 경험이 없어 아쉬웠던 차에, 큰 마음먹고 ‘체포왕’에 둘째딸로 잠깐 출연시켰어요. 물론 감독님의 허락을 받고요. 솔직히 배우로서의 자질 같은 것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자기 얼굴이 영화에 나온다며 요즘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 같아 아빠로서 뿌듯하긴 합니다.

이번 영화로 처음 만났는데, 정말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친구더라고요. 만나기 전에는 연기 스타일이 저와 많이 달라 속으로 걱정도 했습니다. 선균이는 연기 진폭이 넓은 게 장점이자 단점 같아 보였어요. ‘옥희의 영화’ 같은 작품에서는 지나치게 차분하고, ‘쩨쩨한 로맨스’와 ‘파스타’에서는 약간 떠 있죠. 그런데 ‘체포왕’에서는 그 같은 특성이 저와 일치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상승 효과를 불러일으켰어요.

남자들과만 호흡을 맞추기는 ‘라디오 스타’ 이후 5년 만이죠. 아무래도 여배우가 없으면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을 쓸 대상이 없어 일하기가 편안한 점은 있어요. 춥든 덥든 다들 알아서 묵묵히 자기 일만 하니깐요. 대신 분위기는 살짝 칙칙하죠. (웃음) 촬영장에 최강희씨와 정유미씨가 놀러온 적이 있었는데, 정말 분위기가 환해지더군요.

제가 트위터만 하는 줄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바쁘면 보름 이상 하지 않을 때도 있어요. 제 얘기가 언론을 통해 지나치게 미화되거나 왜곡되는 게 가끔 싫을 때도 있는데, 트위터를 하면 세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느낌입니다.

어휴, 마음만 먹고 있을 뿐이죠. 감독이 되려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하고 그 이야기의 가치를 잘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전 몇 년 전까지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었어요. 그런데 막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구상 단계로, 어느 정도 숙성되면 도전해야겠죠. 일단은 ‘체포왕’이 잘되고 나서요. 사진 / 라운드테이블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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