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출신의 명배우 제프리 러시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지킴이로 다시 건재를 과시한다.
지난해 겨울과 올봄 장동건과 호흡을 맞춘 ‘워리어스 웨이’와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킹스 스피치’로 국내 관객들과 더욱 가까워진 그는 19일 개봉될 시리즈의 4편 ‘…낯선 조류’에서도 해적 바르보사를 열연한다.
바르보사는 1편부터 3편까지 주인공 잭 스패로우(조니 뎁)를 상대로 대립과 반목을 거듭해온 라이벌 캐릭터다. 스패로우의 해적선을 훔쳤다가 영원히 죽지 않는 저주에 걸린 뒤 3편에서는 가까스로 화해하는 듯했으나, 막판에 스패로우가 자신의 보물지도를 훔쳐 달아나면서 갈등을 예고했다. 4편에서 중요한 단서가 될 ‘젊음의 샘’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긴 지도다.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우선 외양부터 달라졌다. 3편까지 트레이드마크였던 남루한 해적 의상을 벗고 근사한 해군사령관 제복으로 갈아입었다. 해적이기를 포기하고 영국 왕실의 지시를 받아 바다를 관장하는 임무를 부여받았기 때문.
그러나 ‘젊음의 샘’을 찾는 과정에서 또 다시 스패로우와 운명적으로 격돌하고 잠시 감춰뒀던 비열한 야성을 드러낸다.
올랜도 블룸·키이라 나이틀리의 하차와 함께 조니 뎁과 더불어 시리즈를 계속 지키게 된 러시는 “전작들과 비교할 때 캐릭터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잭 스패로우와의 계속되는 대립은 이 시리즈의 가장 흥겨운 볼 거리”라고 자신했다.
뎁도 “이들은 같은 편일 때도 항상 맞서 싸운다”면서 “사소한 일에도 자주 부딪치는 사교클럽의 오랜 친구 사이”라고 화답했다.
올해 환갑으로 퀸즐랜드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샤인’에서 정신병을 이겨낸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의 일생을 열연해 1997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올해는 ‘킹스 스피치’에서는 영국 국왕의 말더듬이 증세를 치료하는 언어 치료사로 나와 영국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품에 안는 등 오랫동안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