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김명진(37) 씨는 5월 첫째주 연휴를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서 보내기 위해 렌터카 업체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그런데 전 차종이 해당 기간에는 예약이 끝나 차를 구할 수 없었다. 다른 업체에도 수소문했으나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김씨는 “한 달전에 알아봤으나 차가 이미 동났다. 호텔과 항공편은 이미 예약을 다했는데 걱정”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제주도에 렌터카가 동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오는 5일부터 최장 6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가운데 이 기간 제주도에서 차를 빌려 탈 수 있는 기회가 이미 두 달 전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렌터카 업계에 따르면 AJ렌터카, KT금호렌터카 등 업계 대표 브랜드는 물론이고 제주 지역 업체에서도 차를 구할 수 없다. 평소 인기 많은 중형 세단은 물론이고 경차나 수입차 등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모델까지 예약이 완료됐다. 제주의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렌터카 이용이 대중화된 최근 10년새 차가 완전히 동이 난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제주도에 렌터카 수배령이 떨어진 것은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과 방사능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연휴에 가장 많이 찾는 곳 가운데 하나가 일본인데 사정이 여의치 않자 제주도를 대안으로 삼은 것이다. 게다가 일본인들도 비행기는 물론 배로도 올 수 있는 부산과 제주로 속속 몰리고 있다.
현재 연휴기간 렌터카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먼저 예약한 사람이 취소한 물량을 잽싸게 얻는 것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오은영 AJ렌터카 마케팅 팀장은 “5월 초 연휴 기간을 맞아 몇 달 전부터 예약 문의가 늘고 있어 내륙지방에서 제주지역으로 차량을 증차하기도 했다. 일본여행 기피현상으로 여행지역이 한정돼 많은 관광객이 제주 지역으로 몰려 예년보다 더 높은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성훈기자 z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