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 지나자마자 부모 부양문제를 둘러싼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기저귀에 대변을 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로 신모(51)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5일 오후 2시께 광진구 자택에서 어머니 임모(79)씨가 기저귀에 대변을 본 사실을 뒤늦게 알고 “냄새 나는데 왜 말하지 않았느냐”며 임씨를 마구 때려 다음 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신씨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맞은 뒤 의식이 없자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병원에서 ‘뇌출혈이라 수술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자 가정 형편 등을 이유로 들어 집으로 다시 모셔온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자신의 폭행 사실을 숨기고 어머니 장례를 치르려다 병원 측이 “사망진단서의 사인이 ‘외인사’라고 기재된 시신이 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임씨는 3년 전 위암 수술을 받은 뒤 허리 수술까지 해 거동이 불편한 탓에 기저귀를 찬 채 생활해 왔으며 신씨는 이혼한 뒤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보다 앞서 9일 서초경찰서는 나이 든 어머니를 모시지 않겠다는 올케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오모(42·여)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이날 오전 9시10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오빠(44)의 집에서 올케 이모(46·여)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전날 어머니와 함께 오빠 집에 왔다가 하룻밤을 자고 오빠가 출근한 사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어머니가 나와 함께 살고 싶어했는데 아내가 반대해서 갈등이 있었다”는 오빠의 말에 따라 오씨가 노모를 모시는 문제를 놓고 다투다가 홧김에 올케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