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 밴드 씨엔블루가 첫 정규앨범 ‘퍼스트 스텝’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대중적 인지도는 더욱 상승했고, 음악성까지 인정받았다. 22일 3개월간의 활동을 끝내는 이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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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주일 만에 음악 방송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킨 이들의 인기는 매 앨범마다 변함없었다. 데뷔 14개월 만에 내놓은 정규앨범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페셜 버전까지 총 15만장이 팔렸다. 3개 순위 프로그램 정상을 모두 밟았고, 1위 횟수만 총 7회다.
“컴백 첫날부터 느낌이 좋았었죠. 게릴라 콘서트를 열었는데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꽉 차는 걸 보고 엄청난 힘을 얻었어요.”
수치가 말해주는 성과보다 이들에게 의미 있는 건 선입견을 깼다는 것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라이브를 못한다. 녹음을 다른 연주자가 대신해 준다. 무늬만 밴드다.’는 말에 자신있게 반박하지 못했었죠. 이제는 선배님들도 인정해 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윤도현 선배님이 ‘시간을 이길 팀은 없다’는 오래전 격려가 절실하게 와 닿아요.”
자신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에 맞서기 위해 이들은 8개월간 이번 정규앨범 작업에 매달렸다. 총 12곡 중 10곡의 작업에 멤버들이 직접 참여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타이틀곡 ‘직감’이 각종 차트 1위를 휩쓸고 지나간 후 정용화가 작사 작곡에 참여한 후속곡 ‘러브 걸’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오디션 음악 프로그램과 세시봉 열풍이 몰고온 밴드 음악에 대한 재조명과 기계음에 대한 회의도 이들의 인기에 영향을 줬다. 아이돌 그룹이지만 화려한 퍼포먼스 대신 밴드 연주가 이들의 차별화된 힘이다.
“모든 음악이 공존하며 다양하게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밴드 음악이 주목받고 있는 건 분명히 반가운 일이에요. 우리도 그런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고요. 밴드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건 무궁무진해요. 어떤 장르든 우리만의 색깔로 표현해 보고 싶어요.”
앨범 활동이 끝나면 정용화와 강민혁은 MBC 새 수목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 촬영에 들어간다. 정용화는 SBS ‘밤이면 밤마다’에도 계속 출연한다.
“음악만 파고 들면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당연히 하죠. 그러나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실력을 쌓는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방송과 음악을 병행하지만, 그럼으로써 더 집중력을 가지고 활동하고 한 곳에 치우치지 않도록 모두 열심히 하게 되죠.”
소속사 방침 상 연습생 시절부터 휴대전화 없는 생활을 해온 이들은 최근에서야 전화를 갖게 됐다.
“3년 정도 없다 보니 오히려 짐이 돼요. 요즘도 집에 두고 나오거나 계속 꺼두죠. 이미 인간관계가 많이 끊겨서 전화가 생겼지만 별로 쓸모가 없어요. 많은 것을 잃었지만 결국 음악에 더욱 몰두하게 됐죠. 10년 뒤 끝이 보이지 않는 팬들로 가득 찬 야외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여는 게 꿈이에요.”
/유순호기자 suno@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