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멜로디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아
노래하던 3인조 혼성그룹 거북이가
다시 돌아왔다.
리더 터틀맨이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지 3년 만에
지이(31)·금비(29) 두 여성 멤버와
새 멤버 이강(30)이 뭉쳐
다시 한번 희망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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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해체 3년만 재결성
2008년 4월 터틀맨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지이와 금비 역시 삶의 전부를 잃었고, 팀 해체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들은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섰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해 아무것도 모른 채 노래만 했었죠. 그래서 오빠가 떠난 후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모든 면에서 생각이 깊어졌고, 미래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고민하게 됐어요.”(금비)
새미 트로트 앨범을 내고 3개월간 활동했던 금비, 일본에서 대학원을 준비하며 유학하던 지이도 거북이를 끌고 가야 한다는 책임감은 떨칠 수 없었다.
“오빠가 남겨준 이름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지 않으면 좋았던 예전 노래들도 묻히게 될 거고, 오빠가 원하지 않을 것 같았죠.”(지이)
“처음에는 새 멤버 영입을 반대했지만 거북이의 명맥을 잇자는 데 공감해 영입하게 됐어요. 거북이 2기가 탄생했다는 마음으로 예전 스타일 그대로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려고 해요.”(금비)
김태우의 단짝 래퍼
거북이와 새롭게 인연을 맺게 된 멤버는 10년간 래퍼로 활동해온 숨은 실력자 이강이다. 금비와 절친한 지인의 소개로 합류하게 됐다.
2001년 3인조 힙합그룹 엑스클랜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고교시절 단짝인 김태우의 앨범에 작사, 랩메이킹, 피처링으로 참여한 바 있으며 god 팬클럽 창단식, 단독 콘서트, 해외 공연 등에 단골 게스트로 참여하며 무수한 무대 경험을 쌓았다.
“프로젝트 팀으로 제 음악을 해보려던 시도를 여러 번 했지만 모두 무산됐어요. 음악을 관두려던 차에 지금 멤버들을 만나게 됐고, 그들이 ‘포기’라는 말을 잊게 해줬죠. 제게는 시련을 끝내고 새출발을 하게 해준 인생의 구원자예요.”(이강)
금비와 지이는 새로운 일을 시작함에 있어서 큰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작명소에서 이강이라는 예명도 직접 지어다 주는 등 빠르게 팀에 적응하도록 도왔다.
“랩만 해오다 노래와 안무는 처음이라 더 적응이 힘들었어요. 더군다나 성훈이 형(터틀맨)의 빈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하지만 저는 성훈이 형의 뜻을 이어 간다고 생각해요.”
컴백 타이틀곡 ‘주인공’
금비와 지이는 매년 고 터틀맨의 유해가 안치된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을 찾았다. 그리고 올해 3주기에는 이강도 함께했다.
“활동 재개를 앞두던 시점이었고, 오빠 가족께 이강씨를 처음 소개하는 자리였어요. 오빠의 어머니와 형이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오빠도 분명히 소리 없이 응원해 줄 거라 믿어요.”(지이)
이들이 내놓은 첫 번째 곡이 ‘주인공’이다. ‘당신이 주인공이니 힘을 내라’는 내용의 노랫말과 경쾌한 멜로디가 거북이 스타일 그대로다.
“제가 쓴 곡도 몇 곡 있지만 데뷔 곡은 외부 작곡가로부터 받았어요. 성훈이형의 음악적 능력을 따라가기에는 한참 부족하지만 뜻을 이어받아 저도 거북이만의 색깔 있는 음악을 만들 거예요.”
새 멤버가 들어온 뒤 변화 중 하나는 건강한 생활이다. 헬스 트레이너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이강은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지니고 있으며, 두 여자 멤버들의 건강까지 책임진다.
“건강 때문에 소중한 오빠를 잃었기 때문에 저희에게는 더욱 절실한 문제예요. 채소 위주의 식단에 운동도 거르지 않죠. 건강한 몸과 마음은 당연히 음악으로 이어질 거라 믿어요.”
사진/김도훈(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