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에 한국 공포영화가 무더기로 쏟아진다.
다음달 9일 개봉될 티아라 함은정 주연의 ‘화이트 : 저주의 멜로디’(이하 ‘화이트’)를 시작으로 박민영 주연의 ‘고양이 :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이하 ‘고양이’), 박보영·주원 주연의 ‘미확인 동영상’, 한은정 주연의 ‘기생령’ 등이 무더위를 날린다.
가장 먼저 출발하는 ‘화이트’는 톱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여성 아이돌 그룹이 의문의 신곡을 부르는 과정에서 차례로 살해당한다는 내용이다. 독립영화계의 스타 형제 감독으로 유명한 김곡과 김선이 함께 메가폰을 잡아 눈길을 모은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주가 상승중인 박민영이 스크린 신고식을 치르는 ‘고양이’는 폐소공포증을 앓는 여주인공이 살인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고양이를 기르면서 환영과 죽음의 공포를 경험한다는 줄거리다. 제64회 칸 국제영화제 마켓에서 싱가포르 등 아시아 3개국에 사전판매되는 수확을 올렸다.
정체불명의 동영상을 접하고 살해 위협에 시달리는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미확인…’과 소년의 몸에 깃든 악령의 정체를 파헤치는 ‘기생령’도 색다른 소재와 이야기로 관객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할 준비를 마쳤다.
이처럼 여러 편의 한국 공포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상영되기는 비교적 이례적이다. ‘분홍신’ ‘첼로’ ‘가발’ ‘여고괴담4 - 목소리’가 개봉됐던 2005년 이후 최다 편수다.
액션이나 멜로에 비해 낮은 20억원대 저비용으로 대박을 기대하는 제작자들이 일제히 제작에 뛰어들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또 유행을 타는 ‘기획상품’의 성격이 짙어 젊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쉽다.
한 영화 프로듀서는 “3년전 ‘고사 : 피의 중간고사’ 이후 성공작이 없었던게 올 여름 공포영화가 많아진 이유”라며 ‘공포영화는 맨 처음 개봉되는 작품의 관객수가 향후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화이트’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고 분석했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