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문화종합

<취재석>김기덕에게 한국 관객이란…

김기덕 감독의 트리플크라운을 완성시킨 이번 칸 영화제 수상은 현지 분위기로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13일(현지시간) ‘아리랑’이 최초 공개되는 자리에는 보조의자까지 모두 찰 만큼 많은 관객이 몰렸고, 입장을 하지 못한 해외 관객은 극장 직원과 실랑이를 벌일 정도로 영화에 대한 기대는 뜨거웠다.

김 감독은 상영 전 무대에 올라 “칸이 잠자던 나를 깨웠다”고 벅찬 소감을 말했지만, 영화제 측은 오히려 두문불출하던 스타 감독 김기덕을 자신들이 모셔왔다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일부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는 했지만 해외에서의 평가는 대부분 극찬 일색이었다. 영화 만들기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다큐와 모노 드라마가 결합한 독창적인 형식으로 표현해 “‘주목할 만한 시선’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반면 한국 영화인들과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현지에서 직접 영화를 봤거나 내용을 전해 들은 관계자들은 “김기덕다운 발상과 도전”이라면서도 “굳이 영화로 드러내지 않아도 될 치기 어린 개인적 불만”이라고 폄하했다.

한국 안팎에서 극명하게 엇갈려온 김기덕과 그의 영화에 대한 평가는 이번 수상으로 그 간극을 더욱 분명히 하게 됐다. 이미 일본과 대만에 판권이 팔려나갔고, 유럽에서도 줄줄이 구매 의사를 전해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개봉 계획조차 없다고 못 박았다.

양측의 화해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김 감독이 또 한 번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가 영화에서 외치는 것처럼 거대 자본의 점령 속에서 영화 만들기의 어려움 또한 이해 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나 한국의 대표 감독임을 자처하며 ‘아리랑’이라는 제목을 세계인들 앞에 내세운 그가 보란 듯이 스스로 국내 개봉을 보이콧하는 역설적인 태도는 영예로운 수상에 빛나는 작가로서의 존재감과 상충하는 대목이다.

털어내지 못한 원망과 분노를 자양분 삼아 제작한 그의 영화가 더 이상 영화제 팡파르 아래서만 환영받길 바라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사람이 더욱 열광할 수 있도록 팔 벌려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