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일수록 더 세지고, 더 화려해지고, 더 커져야 한다는 원칙 혹은 강박관념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26일 개봉되는 ‘쿵푸팬더 2’도 마찬가지다. 음식에만 집착하던 ‘미련곰탱이’가 쿵푸의 고수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아기자기하게 담아냈던 전편에 이어, 속편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춰 한층 거대해진 스케일을 자랑한다.
시푸(더스틴 호프먼) 사부의 지혜로운 가르침을 받아 ‘용의 전사’로 거듭난 푸(잭 블랙)는 호랑이 타이그리스(앤절리나 졸리)를 비롯한 무적의 5인방과 함께 마을을 지킨다. 그러던 중 악당중의 악당 셴(게리 올드먼) 선생이 비밀병기를 앞세워 쿵푸 사부들을 하나 둘씩 제거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푸는 5인방과 맞서지만 친부모와 관련해 사라졌던 어렸을 적 기억이 조금씩 떠올라 괴로워하며 무릎을 꿇게 된다. 과연 포는 트라우마와 셴 선생을 이겨낼 수 있을까?
속편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쿵푸의 근본적인 수련 철학을 더욱 강조한다는 점에서 과거 홍콩 무협영화의 클리셰들을 모두 흡수하려 애쓴다. 전편도 그랬지만, 주성치 주연의 ‘쿵푸 허슬’과 더불어 쿵푸의 ABC를 가장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출생의 비밀’이란 신파적 요소까지 가미했다. 어떤 연유로 포가 거위 아빠의 손에서 자라나게 됐는지, 친부모로부터 버려지게 됐는지를 눈물로 소개한다.
그러나 트라우마가 포를 괴롭히는 과정이 ‘수박 겉핥기’ 식이어서 중반으로 접어들며 살짝 지루해진다. 극 후반부에 펼쳐지는 대규모 액션신이 이같은 아쉬움을 어느 정도 잊게 하지만, 완전히 해소시켜주지는 않는다.
결말은 3편을 예고하는데, 우정 이상의 감정을 교류하기 시작한 포와 타이그리스가 ‘종을 뛰어넘은 사랑’으로 맺어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전체 관람가./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