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은 나눔 운동을
오래전부터 몸소 실천해온 대표적인 대중문화 스타다.
100억원을 훌쩍 넘긴 지 오래지만
그에게 기부액수는 그리 중요한 의미가 아니다.
작은 마음을 나누는 데에서부터
기부는 시작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파할 수 있다면
그게 곧 기부이자 나눔이라고 말했다.
나만 생각하고 산다면 서글플 것
기부는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고 생활 속에서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학교 앞 제과점에서 친구에게 빵을 사준 게 굳이 따지자면 첫 번째 기부의 계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기부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라 내 주위의 누군가와 빵 한 조각이라도 나눈다면 그것이 기부가 아닐까 생각해요.”
마음에서 비롯된 나눔이 친구의 친구, 또 그 친구의 친구에게까지 전해지고 더 나아가 사회를 위해 나눌 수 있게 된다고 말한 그는 “나눔의 크기는 세상이 정하는 것뿐이지, 사실상의 크기는 같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눔에 대해 딱히 내세울 만한 멋진 철학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정말 복이 많아서 나누고 살 뿐”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마음이 가지 않으면 일단 몸부터 들여놓고 보면 알아서 정리해 줄 것”이라고 했다.
1998년 어머니를 따라 부천 새소망 교회에 갔던 그는 아이들이 눈에 밟혀 한 번만 가겠다는 마음을 고쳐먹고 ‘한 번만 더’를 반복한 끝에 올해로 14년째가 됐다.
“막상 시작하면 자석처럼 무언가에 끌려가는 힘을 느껴요.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일이 덜 힘들어지고 세상을 따뜻하고 너그럽게 바라보는 마술을 경험하게 되죠. 나 자신만 생각하고 산다면 서글플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걸려 있을 때는 믿지 못할 만큼의 힘을 내게 돼요. 결국 남을 위하는 건 자신을 위하는 결과로 승화된답니다.”
‘기부천사’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유명세도 치른다. 도움을 요청하는 글들이 e-메일과 개인 홈페이지로 하루에 수십 통씩 쏟아지고 있다. 기부 규모는 늘어 가지만 그가 도울 수 있는 곳에는 한계가 있다.
“지금 도와주고 있는 곳도 제대로 못 챙기는데 또 누구를 챙기겠어요. 그래서 어떤 것도 보지도 듣지도 않고 제가 해온 곳과 할 일만 꾸준히 하려고 해요. 이런 이유로 비난하는 사람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욕 먹는 채로 그냥 살아야죠. 하하.”
본업은 노래…항상 최선
기부활동과 독도 홍보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면서 가수이자 공연 연출가로서 그의 역할이 퇴색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눔의 힘은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쏟아붓는 무대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본업이 주목받지 못할 때는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더욱 노력하죠. 좀 더 공연을 열심히 하고, 노래할 때는 한 음 한 음 더 몰입해서 불러요. 그런 자극이 저를 발전하게 하는 것 같아요.”
이번 달은 집에서 잠을 잔 날을 손에 꼽을 만큼 대학 축제와 공연으로 바쁘게 보냈다. 다음달 10일 첫 방송될 MBC ‘댄싱 위드 더 스타’ 출연, SBS ‘김연아의 키스 앤 크라이’ 심사위원, MBC ‘나는 가수다’ 특별 출연, 싸이와 성시경 콘서트 연출 등 그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할 스타가 없을 만큼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이번 달에만 열 번 정도 연습을 했을 정도로 춤 바람이 났어요. 대학 축제에서도 저는 양으로 승부해서 더 바쁠 수 있죠. ‘나는 이 학교 학생’이라는 마음으로 15곡 정도를 불러요. 대학생들이 하나가 돼 쏟아내는 기가 저를 그렇게 만들죠.”
오늘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그에게 음악활동과 나눔에 대한 계획은 없다. 단지 내일도 오늘처럼 살 뿐이다.
“삶의 모토가 하루를 생애처럼이다 보니 오늘 주어지는 무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올라가서 모든 걸 던지고 내려오게 돼요. 그런 하루라는 생애를 반복하다 보면 진짜 생애가 흘러가겠죠. 어찌 보면 긍정적 허무주의자 같은 건데, 그래서 더 열심히 살 수 있고,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