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의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전당대회 룰이 확정된 때문이다. 핵심 쟁점인 대권·당권 분리 규정과 대표·최고위원 선출 방식은 현행 당헌·당규대로 하기로 결론지었다. 가장 큰 변화라면 선거인단 규모. 21만 명으로 늘어나 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조직력의 영향력은 줄어드는 대신, ‘대중성’에 가중치가 붙을 수밖에 없다. 1인2표는 그대로 유지돼 조직력과 대중성이 절묘한 배합을 이뤄낼 가능성이 크다.
룰이 확정되면서 출마 선언이 봇물처럼 터질 예정이다. 현재 자천타천 출마가 유력한 후보는 9명 정도다. 4선의 김무성·남경필·홍준표 의원, 3선의 권영세·박진·원희룡 의원, 재선의 나경원·유승민·전여옥 의원 등이다. 이외에도 지난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인사 등이 출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 지도부’ 홍준표 전 최고위원은 수도권 후보라는 강점이 있다. 지난 1년 ‘민생’을 챙겨오면서 대중성이 높아졌다. 지난 전대를 통해 조직도 어느 정도 다져놓았다. 친이·친박 구도에서 상당한 이익을 챙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친이·친박 모두로부터 거부감이 적다. 집권 말기 당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된다.
남경필 의원은 정두언 전 최고위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소장·쇄신파의 대표 격의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바람’의 주역을 노리고 있다. 다만 친이계 구주류가 소장파 등을 견제하기 위해 원희룡 전 사무총장을 내세울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중성은 현재 나경원 전 최고위원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권영세 의원은 중립 지대와 친박계에서 우호적이다. 유승민 의원은 친박계에 더해 대구·경북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 박진·전여옥 의원은 지도부 입성을 위해 일찌감치 출마 의지를 표시해왔다. 다만 수도권이라는 점이 이익이 될 수도, 손해가 될 수도 있다.
결과는 이 같은 기본 지형 위에 ‘알파’로 무엇을 더하느냐에 달려 있다. 후보 간 주고받기, 계파·지역 간 이해관계 등이 핵심 변수다. /이선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