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의 소문난 ‘절친’ 황정민과 엄정화가 적으로 맞붙었다가 부부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 기구한(?) 운명에 처했다.
엄정화 주연의 ‘마마’가 1일 상영을 시작한데 이어, 황정민 주연의 ‘모비딕’이 9일 개봉을 앞두고 있어 ‘흥행 대결’이 불가피하다.
앞서 지난달 30일 이들은 서울 마포에서 신작 ‘댄싱 퀸’의 촬영에 돌입했다. 서울시장 후보(황정민)의 아내(엄정화)가 남편 몰래 댄스가수로 데뷔하면서 벌어지는 대소동을 그리는 코미디로, 이날 첫 촬영에서는 극중 결혼전 풋풋했던 대학 시절의 회상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황정민과 엄정화는 2005년작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고집불통 강력계 형사와 새침떼기 의사로 처음 만나, 전국관객 250만명을 불러모으며 흥행 성공을 이끌었다.
2009년에 선보인 옴니버스 영화 ‘오감도’의 네 번째 에피소드 ‘끝과 시작’에서는 기묘한 삼각관계에 휘말린 부부로 다시 호흡을 맞춰 색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나이는 엄정화가 42세로 황정민보다 한 살 많지만, 솔직하고 화통한 성격이 비슷해 친구로 격의없이 지내는 두 배우는 흥행 라이벌로 격돌하는 지금의 상황이 다소 부담스러우면서도 신기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결코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엄정화는 “(황)정민 씨나 나나 각자의 영화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은 똑같고, 주연으로 흥행 여부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상대한테 스코어로 앞서고 말고는 우리 사이에 그리 중요하지 않다. 두 작품 모두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친구끼리 경쟁하게 됐다. 원래 ‘마마’ 시사회도 가려 했는데, ‘모비딕’과 관련된 인터뷰 일정이 있어 부득이하게 못 갔다”며 “홍보도, 촬영도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했다”고 귀띔했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