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의 제작비를 자랑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두 편이 사생결단식의 맞대결에 돌입한다.
다음달 21일 개봉을 나란히 앞둔 신하균·고수 주연의 ‘고지전’과 이민기·강예원 주연의 ‘퀵’이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홍보 경쟁을 시작한다.
막바지에 이른 6·25를 배경으로 동부전선의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벌어지는 전투와 미스터리를 다룰 ‘고지전’은 14일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제작보고회를 마련한다.
신하균과 고수를 비롯해 김옥빈·류승수·고창석 등 조연진과 연출을 맡은 장훈 감독이 참석할 예정으로, 6개월간 전국의 산악지대를 돌며 진행된 촬영 뒷이야기와 개봉에 임하는 심경을 들려줄 계획이다.
두 번째 작품 ‘의형제’로 ‘흥행 제조기’의 반열에 오른 장 감독이 사부 김기덕 감독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할 지도 관심거리다. 김 감독은 제64회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 수상작인 ‘아리랑’에서 사이가 틀어진 장 감독을 실명으로 비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장 감독은 입장 표명을 피해왔고, 공교롭게도 김 감독이 제작한 ‘풍산개’의 시사회가 13일에 열려 비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 최초의 스피드 액션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는 ‘퀵’은 20일 압구정CGV에서 제작보고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화려한 눈요깃거리를 앞세울 전망이다. 제작진은 최첨단 촬영 장비를 도입해 시속 300㎞로 질주하는 모습을 국내 최초로 영상에 담아냈다.
폭발물 배달에 나선 퀵서비스맨의 유쾌한 혈투를 그린 이 영화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을 맡아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윤 감독은 역시 자신이 제작하고 1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괴수 블록버스터 ‘7광구’의 8월4일 개봉도 앞두고 있어 이래저래 신경이 곤두서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전혀 다른 모양새의 한국형 블록버스터 두 편이 성수기에 같은 날 맞붙기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득세를 어떻게 막아낼지도 궁금하다”고 분석했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