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3인조 보컬그룹 엠투엠(손준혁(27)·정진우(26)·정환(23))이 ‘억세게 운 없는 그룹’이라는 오명을 떨치기 위해 심기일전했다.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천재지변, 대형 사건사고와 맞닥뜨려야 했던 이들은 새 앨범 ‘안 괜찮아’ 발표를 앞둔 지금, ‘이번에는 제발…’을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빈다.
천안함·신종플루 ‘아픈 기억’
2004년 SG워너비와 같은 소속사에서 함께 데뷔해 ‘사랑한다 말해줘’ ‘세 글자’ ‘미라클’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실력파 보컬 그룹으로 탄탄대로를 걸을 줄 알았지만, 일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데뷔 8년째를 맞았지만 오랜 팬을 제외하고 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SG워너비·씨야·이효리·옥주현 등 쟁쟁한 가수들과 한솥밥을 먹었던 탓에 소속사의 지원 순위에서 늘 뒷전이었다. 전략상 5년 동안 얼굴 없는 가수로 생활했고, 2009년 소속사를 옮기고 얼굴을 공개해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활동을 시작하려고 하면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 천안함 사건, 신종플루, 100년 만의 폭설 등 사회적 악재가 늘 가로막았어요. 지난 앨범 때는 일본 대지진을 만났고요.”
지금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웃으며 얘기하지만 “굿이라도 해야되는 건 아닌가”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고 “하늘이 무너지는 심경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털어놨다.
“방송국에서는 우리가 오히려 방송을 등한시한다는 소문까지 났더라고요. 심지어 동료 가수들도 우리 얼굴을 모를 정도예요. 가끔씩 방송에 나가면 후배들이 우리를 신인 그룹으로 오해하죠.”
언젠가 크게 역전할 기회가 올 것이라는 희망만 안고 마음을 다잡았다. 리더인 손준혁은 “어차피 한 길뿐이라는 생각으로 다른 건 생각하기도 싫었다. 우리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매일 같이 12시간씩 연습에만 매달렸다”고 했다. 시련으로 인해 오히려 이들은 더욱 단단해졌다.
“예전엔 기교를 부리며 노래했다면 이제는 호흡 하나하나도 달리하면서 감정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법을 알게 됐어요. 정확히 우리의 색깔을 찾게 됐죠.”
17일 감미로운 컴백 무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안 괜찮아’는 손준혁이 멤버 개개인의 음색에 맞게 작곡한 감미로운 팝 발라드다.
“요즘은 짧은 노래가 대세인데 이 곡은 4분6초로 비교적 긴 편이에요. 서서히 끓어오르는 감정을 끊을 수 없어서 조금은 길어졌는데, 마지막에 터지는 감정을 느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거예요.”
17일 앨범을 발표하고, 하루 앞서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컴백무대를 연다.
“이번에는 기필코 갈증을 씻어내고 싶어요. 무대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에 우리 음악의 진정성이 충분히 전달될 거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