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관광산업이 문화와 체험을 수반하는 테마형 관광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단순한 쇼핑·휴양의 목적이 아닌 의료·생태관광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가장 활발 한 곳은 ‘의료 관광’ 분야다. 높은 의료 수준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성형 관련이다. ‘한류 열풍’과 함께 국내 의료진의 성형 기술이 세계 최고임을 인정받으면서 중국·동남아시아 여성들이 성형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미용과 성형에 비해 활발하지 못했던 안과 분야도 해외 관광객 유치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강남밝은세상안과 홍보팀의 이승은 대리는 “시력교정술의 경우에는 검사 단계에서 수술 불가 판정을 받을 수도 있어 안과 시술만 받기 위해서 한국을 오기는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성형·스킨케어 상품과 연계해 안과수술을 받고 싶어하는 중국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숙박과 불임치료를 접목한 의료 관광의 새 모델도 등장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롯데시티호텔에 문을 연 ‘서울 라헬 여성의원’은 시험관아기·인공수정 등을 담당하는 난임 치료가 전문으로, 국내 환자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 2주간 병원에는 이 호텔에 묵은 영국, 독일, 일본 국적의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등 하루 평균 국내외 환자 40∼50명이 방문했다.
이 병원의 이희선(43) 원장은 “의료기술이 덜 발달했고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러시아·중국·동남아시아 국가를 위주로 수요가 점점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수정란) 이식을 하고 푹 쉬길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에 입원하는 게 아니라 호텔에 머무르면서 치료받을 수 있어 환자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 올레길 등 생태관광도 히트
국내 생태 관광도 스위스 알프스, 스페인 산티아고 등 해외 유명 관광지 못지 않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분야의 대표 주자는 2007년에 만들어진 ‘제주 올레길’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내 나라에 만들어 보겠다는 제주 출신 서명숙씨의 고민과 도전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올레길은 제주도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히트 여행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의 알프스 못지 않은 한국판 ‘영남알프스’도 인기다. 영남알프스는 억새로 온 산을 뒤덮고 있는 독특한 산세가 특징으로, 일대의 높은 봉우리와 능선의 수려한 경관은 등산코스로 유명하다. 특히 울산시는 올 가을까지 영남알프스 억새평원을 중심으로 26.9㎞의 하늘억새길 등 4개의 명품 걷기 코스를 조성해, 외화 벌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사업단 주상용 팀장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관광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와 생태 문화체험을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을 기대한다”며 “메디컬 스킨케어·검강검진·한방치료 등을 통해 해외 환자를 유치하려는 병의원과 여행업계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