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도 이제 열흘 남았다. 2011년 하반기의 시작이 임박한 가운데, 극장가도 한해의 절반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절반을 분주하게 준비중이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는 다양한 연령대가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코미디 장르로 관객몰이를 주도했다. 외화는 인기 프랜차이즈물의 속편들이 흥행 보증수표의 위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
▶ 웃기거나 따뜻하거나 = 한국영화로는 ‘써니’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 ‘위험한 상견례’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부담없이 관람 가능한 코미디 장르가 흥행 상위권을 차례로 휩쓸었다.
4·6·7위에 차례로 자리잡은 ‘글러브’ ‘평양성’ ‘그대를 사랑합니다’도 코미디 코드를 앞세워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밖에 ‘수상한 고객들’ ‘체포왕’ 등 이 기간에 상영됐던 한국영화들 대부분이 코미디를 버무린 드라마 장르였다.
스릴러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스크린에 옮겨 5위에 오른 ‘아이들…’이 유일하다. 이 마저도 스릴러적인 요소보다는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에 초점을 맞춰 휴먼 드라마 식의 재미를 추구했기 때문에, 스릴러는 올 상반기 흥행 상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해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 ‘황해’ 등 이른바 ‘19금 스릴러’가 줄기차게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상황과 정 반대다.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헬로우 고스트’가 ‘황해’를 누를 때부터 예상됐던 결과”라며 “잔인하고 충격적인 묘사가 판치는 스릴러에 관객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 고마워요, 속편! = 할리우드와 마찬가지로 국내 극장가에서도 인기 프랜차이즈물들이 명불허전의 위력을 다시 확인했다. 현재 상영중인 ‘쿵푸팬더 2’와 ‘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 조류’,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CJ E&M(이하 CJ)과 직배사의 영화들이 강세를 보였다. CJ는 드림웍스의 ‘쿵푸팬더 2’와 파라마운트의 ‘토르 : 천둥의 신’을, 20세기폭스코리아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와 ‘걸리버 여행기’를 각각 배급해 성공을 거뒀다.
또 예년과 달리 ‘아카데미 후광 효과’도 짭짤한 재미를 봤다. 여우주연상(내털리 포트먼) 수상작인 ‘블랙 스완’ 및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콜린 퍼스) 등 4개 부문을 휩쓴 ‘킹스 스피치’가 전국에서 162만명과 81만명을 불러모았다.
한편 중소 수입사의 영화들은 한국영화와 외화를 모두 합친 흥행 베스트 30에 ‘킹스…’를 비롯해 ‘소스 코드’ ‘생텀’ 등 단 세 작품밖에 없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외화 수입 업계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