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랑에서 모두 성공을 거머쥔 남자 송창의(32)가 처음으로 트렌디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변신해 숨겨온 매력을 안방극장에 쏟아낸다. 여기에 연이은 두 편의 영화 개봉과 한창 피어오른 사랑까지, 실생활에서도 에너지가 넘쳐 흐른다.
안방극장에서만 ‘범생이’
화제를 모았던 ‘인생은 아름다워’의 동성애자와 이전의 반듯한 남자 캐릭터로 늘 단선적인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지인들은 “송창의를 제대로 알기엔 한참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29일부터 방송될 MBC 새 수목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뮤지컬 무대에서는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데 TV에서는 그러지 못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제가 모범생이 돼 있더라고요. 이번 드라마에서는 기존의 이미지는 기본이고 차가운 남자·귀엽고 사랑스러운 남자의 매력을 모두 보여줄 수 있을 거예요.”
그가 연기하는 김석현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한 공연 연출가로, 모교의 학생들을 주축으로 100주년 기념공연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이다.
“‘남자는 자신의 일에 몰입할 때 가장 멋있다’는 여심 공략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죠. 열정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하고, 학생들과 어울릴 때는 장난기도 있는 입체적인 인물이라 촬영장으로 향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요.”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뒤 처음으로 모교를 위해 일하는 기회를 얻어 의미가 남다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예술대학은 실제 서울예대를 배경으로 촬영이 진행된다.
“평소 모교에 애정은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드디어 기회를 만났어요. 내년이 개교 60주년 되는 해라 더 특별하고 저 역시 뮤지컬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과 밀접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작 ‘인생은…’과 완전히 바뀐 분위기에서 첫 트렌디 드라마에 임하는 변화를 체감한다. 정용화·박신혜·소이현·강민혁·우리 등 주연진 모두가 자신보다 어린 후배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어떻게 끌고 갈까 걱정했는데 어린 친구들이 오히려 더 리더십이 있더라고요. 금방 그들과 친해질 수 있었고, 함께 공연을 만들어 가는 극 중 설정처럼 실제 저도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어요.”
현실에선 ‘리사의 쿨한 男’
처음으로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영화 ‘소중한 날의 꿈’(23일 개봉)으로 극장가까지 동시 공략한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10대들의 꿈과 사랑을 담백하게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남자 주인공 철수 역을 맡았다.
“우주인을 꿈꾸는 순수한 소년이에요. 어느 날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는 소녀 이랑을 만나면서 가슴 뛰는 첫사랑을 가꿔 가게 되죠.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도 좋지만 10만 장의 작화 작업을 하며 11년간 준비한 제작진의 오랜 섬세한 노력이 더 와닿을 거예요.”
10대의 풋풋한 사랑이 마음을 끌었다는 그는 실제 연인 리사를 만난 과정은 영화와 달랐다고 고백했다.
“철수는 18세 소년이고 저는 성인이잖아요. 솔직한 성격이 서로 통했나 봐요. 달리 말하면 철수와 이랑이 같지 않게 쿨하다고 해야 하나요. 작품(뮤지컬 ‘광화문 연가’)을 함께하는 덕에 자주 볼 수 있었는데 26일 안산 공연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둘만의 데이트를 해야겠어요.”
가을 스크린선 ‘혜교의 男’
드라마가 끝나는 가을에는 송혜교의 남자로 극장을 찾는다.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를 연출한 이정향 감독의 신작 ‘오늘’에 함께 출연했다. 방송사 여자 PD가 사랑하는 사람을 뺑소니 교통사고로 잃은 후의 심리적 변화를 그린 작품으로, 죽은 친구의 약혼녀 곁을 지키는 남자로 출연한다.
“엄밀히 말하면 특별출연의 개념인데, 여느 작품 못지않게 심리연기에 집중했어요. 용서에 관한 이야기로 선과 악을 오가는 인간의 본질을 그려낼 거예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영화 ‘오늘’, 뮤지컬 ‘광화문 연가’ 등 영화·뮤지컬·드라마를 오가는 에너지는 식을 줄 모른다.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생활 패턴이 일에 맞춰져 있죠. 물론 중간 중간 여가도 즐기고 사랑도 하지만요. 연기자라는 직업은 작품을 통해서 본연의 모습이 완성되잖아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저를 갖춰 가는 중입니다.”
사진/최현희(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