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가수 이승철은 용산전쟁기념관 공연에 국가보훈처를 통해 알게 된 한국전 참전 프랑스 노병 28명을 초청했고, 그 중 레몽 베나르(81)씨의 요청으로 ‘아리랑’을 합창했다. 그는 2013년 한국전쟁 휴전 60주년을 앞두고 참전국의 빈곤 아동을 돕는 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국전쟁 발발 61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이 참전용사와 그들의 후손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의료지원국을 포함해 총 21개 국가가 참전했고, 필리핀·태국·콜롬비아 등 경제 수준이 떨어지는 국가는 물론 최빈국인 에티오피아까지 한국전에서 희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제 우리가 도울 때”라는 ‘애국 품앗이’가 각계각층에서 이어지는 중이다.
◆이승철·아이유·카라도 동참
연극배우 손숙은 10여 년째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후원회를 이끌고 있다. 참전용사의 집을 리모델링하고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대장정 1950㎞의 기부’ 행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강원도 춘천에 에티오피아산 커피를 판매하는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굿네이버스는 지난해 1월부터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용사를 도웁시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1일 현재 277개 단체 및 개인이 참여해 총 1억4000여 만원의 기금이 모였다. 가수 인순이·소녀시대·카라·아이유 등은 기부자에게 사인 CD를 전달하며 뜻을 함께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3~4월 콜롬비아·에티오피아에서 각각 참전용사 후손들에 대한 장학금 전달식을 했다. 지난해 6월부터 참전용사 후손들에 대한 장학사업을 벌여온 보훈처는 지난 3월 현재 에티오피아 922명에 4400만원, 콜롬비아 77명에 1100만원, 태국 100명에 1400만원 등 모두 1099명에게 7000여만을 지급했다.
강원 화천군은 2009년부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115명에게 매달 3만~5만원씩을 지원하고 있으며 부산의 시민단체 ‘아름다운 실천 만원의 메아리’ 역시 후손 대상 장학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전쟁기념재단은 이달 중 태국·콜롬비아·필리핀 등 5개국 고교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유학생으로 모시는 대학도
한국외대와 순천향대는 에티오피아·콜롬비아·필리핀 등지의 참전용사 후손들을 유학생으로 유치, 학비·기숙사비 전액을 지원하는 사업을 올 초 시작했다.
의료단체들의 노력 봉사도 활발하다. 열린의사회는 다음달 5일 에티오피아로 출국해 의료봉사 활동을 벌이며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콤스타)은 해외 봉사활동을 할 때 터키·에티오피아·필리핀 등 참전국을 반드시 들른다. 이종안 콤스타 부단장은 “60년 전 목숨을 걸고 우리를 위해 싸운 분들, 그들의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우리가 지켜줄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