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대학등록금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30% 인하 방안을 빼들었다.

그런데 정부 측은 아직 합의가 안 됐다며 이견을 표출하고 있고 시민단체들도 미흡하다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혼란만 가중되는 분위기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임해규 정책위부의장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까지 총 6조8000억원의 재정과 1조5000억원의 대학장학금을 투입해 대학등록금을 30% 이상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간 재정투입 규모를 2013년 2조3000억원, 2014년 3조원으로 늘리고 대학들은 매년 저소득층 지원 장학금으로 5000억원을 지원토록 해 전반적인 대학등록금 부담이 2013년에 24% 이상, 2014년에 30% 이상 낮아지도록 한다는 목표다. 또 내년부터 차상위계층에 대한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고, 2014년까지 소득 하위 10% 가정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한나라당의 발표에 대해 “협의는 하고 있지만,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고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방문규 재정부 대변인은 “최종적인 숫자는 구체적 세부방안이 협의돼야 확정될 수 있는 것”이라며 “세부적인 시행계획을 수립하려면 갈 길이 아직 멀고 재원조달 방안 등도 더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대학생·시민단체 “실망”

대학생, 학부모, 시민단체들도 한나라당 방안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를 주도해 온 한국대학생연합 이승훈 교육실장은 “정부·여당이 내놓은 안이 애초 공약에 못 미치는 30% 이상 인하라 실망스럽다”며 “게다가 확정도 안 됐다니 대학생들을 우롱하는 거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