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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등록금, 취업난 그리고 타조

아프리카 세링케티 초원. 멀리서 배고픈 사자 한 마리가 주위를 잔뜩 경계하며 사냥에 나선다. 사자는 몸을 최대한 낮추고 슬며시 먹잇감에 다가가려 했으나 청각이 발달한 영양에 이내 발각되고 만다. 사자가 서둘러 먹잇감에 달려들었지만 낌새를 채고 달아나는 동물을 추격하기는 역부족이다. 사자가 패배를 선언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의외의 결과가 나타난다. 바로 옆 땅속에 머리를 박고 눈을 감은 채 떨고 있는 타조를 발견한 것이다. 눈을 감아버리면 사자도 사라질 것으로 착각한 우둔한 타조 덕분에 사자는 포식을 할 수 있었다.

자신의 눈만 가리면 위기가 사라질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할 때 흔히 이런 타조의 습성에 빗댄다. 그런데 최근 들어 대학생들이 스스로를 ‘타조’라고 일컫는다고 한다. 살인적인 실업난, 미친 대학등록금 등 젊은 세대를 먹잇감으로 노리는 사자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취업준비와 아르바이트 등에 쫓기고 혹시나 잘못된 평판에 낙인찍힐까봐 두려워 타조처럼 현실에 눈 감아 버리는 자신들을 질책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동물학자들은 이런 타조에 관한 속설이 과학적으로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날개가 퇴화해 날지 못하는 불쌍한 새라는 일반인들의 상식과는 달리 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매우 공격적이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우선 타조는 비행한계선인 15㎏의 10배를 초과하는 몸무게 때문에 나는 것을 포기한 대신 웬만한 새가 나는 것보다 빠른 시속 90㎞까지 달릴 수 있다. 달릴 때 지면과 닿는 마찰력을 줄여 더 빨리 가기 위해 발가락 수를 2개로 줄이는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도망치는 게 여의치 않은 경우라면 사자를 한방에 죽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발차기도 지니고 있다. 이 덕분에 사자에게 잡혀 먹힐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한다.

그럼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땅속에 머리를 박는 행동은 무엇일까. 동물학자들은 매우 영민한 타조가 무더위 때문에 체온조절이 필요할 때 땅속에서 수분을 얻으려는 이 같은 행동을 한다고 설명한다. 또 이 자세는 생각보다 천적의 눈을 피하기도 쉽다고 한다.

우리의 상식을 확 뒤집는 동물이야기가 한 가지 더 있다.

8자 춤을 출정도로 자유자재 비행이 가능한 꿀벌이 실은 몸통에 비해 날개가 너무 작아서 원래는 날 수 없는 몸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꿀벌은 자기가 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당연히 날 수 있다고 생각해 열심히 날갯짓을 함으로써 정말로 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1초에 190회를 날갯짓하는 꿀벌에게 그것은 무지가 아니라 날고 싶다는 희망에 대한 믿음이었던 셈이다.

요즘 살인적인 등록금, 갈수록 심각해지는 고용난 등으로 희망이 사라졌다며 절망 속에 흐느적대는 젊은이들이 많다.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란 한탄도 쏟아진다. 그렇다고 현실에 눈감아 버리면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타조나 꿀벌처럼 자신의 잠재력을 믿고 불가능에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우리를 위협하는 사자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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