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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미국 팬 일본 팬 만들러 곧 갑니다”

2집 들고 불쑥 돌아온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 얼굴들의 성공을 낯선 인디밴드의 운좋은 출세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라면

이젠 생각을 고쳐먹어야 한다.

전작의 마지막 트랙에서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겠다”던 무표정한 다섯 사내들이

새 앨범 시작부터 “한다면 하는 사람인 걸 몰랐느냐”며 한 목소리로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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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2주…대박 예감

2집 ‘장기하와 얼굴들’의 첫 트랙 ‘뭘 그렇게 놀래’의 가사처럼 2년4개월 만의 신작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뜨겁다. 데뷔 싱글 ‘싸구려 커피’로 1만 장의 판매고를 올린 깜짝 성공은 이듬해 1집 ‘별일 없이 산다’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2년간 5만2000장이 팔려나갔고, 최근 공개한 2집은 1주일 만에 2만 장이 나갔다.

“지금은 갈라선 미미시스터즈의 영향도 있었는데 1집 때는 퍼포먼스 위주의 옛날 노래를 답습하는 밴드라는 평가가 많았어요.”(이민기·기타)

“키치라는 말을 빼고는 얘기하기 어려운 해프닝 같은 음악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밴드 느낌이 난다는 말을 들으니 이를 극복한 것 같아 좋네요.”(정중엽·베이스)

“적어도 1집만 못하다는 얘기만은 안 들었으면 했다”는 소망은 탄탄한 팀워크를 통해 현실로 이뤄냈다. 미미시스터즈가 나간 자리에는 건반 주자인 이종민이 가세해 감각적인 사운드를 입혔다. 또 김창완 밴드의 하세가와 료헤이가 객원 기타리스트이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해 든든한 힘을 실었다.

“1집 때는 저 혼자 작사·작곡·편곡을 했다면 이번 편곡은 공동작업으로 진행했어요. 모든 곡을 합주를 거쳐 원 테이크로 녹음했죠. 좀 더 밴드다운 밴드로 거듭나게 한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장기하·보컬)

이런 자신감은 앨범 제목에서도 드러난다. 이례적으로 두 번째 앨범에 셀프 타이틀을 내세웠고, 2년생 징크스를 확실히 날려버렸다.

“갑자기 떠오른 제목인데 단 한 명만 빼고 멤버와 회사 식구, 스태프가 만장일치로 결정할 만큼 모두가 공감했어요. 한 명은 ‘셀프 타이틀’의 뜻을 몰라서 반대했고요. 공동작업을 통해 팀 색깔을 확실히 낸 앨범이자, 두 번째지만 밴드로서는 처음과 같은 앨범이에요.”(이종민·건반)

여전히 재기 넘치는 가사

장기하와 얼굴들의 매력인 재기 넘치는 가사를 읽는 맛은 여전하다. 타이틀곡 ‘그렇고 그런 사이’는 애매모호한 말뜻처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노랫말로 재미를 더한다.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것도 있다는 인간관계에 관한 얘긴데요. 별로 그렇게 유쾌하지 않은 관계 때문에 속앓이를 한 후의 시원한 마음이라고 할까요. 그런 사이가 이성간일 수도 동성간일 수도 있고요. 더 구체적인 가사의 뜻은 듣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 말하지 않겠습니다. 많은 여지를 주고 싶거든요.”(장기하)

장기하가 직접 제작·연출한 뮤직비디오는 공개 하루 만에 10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중독성 있는 손가락 댄스에 멤버들의 출연이 전부인 제작비 ‘제로’의 뮤직비디오다.

“이전까지 우리에게 뮤직비디오는 어울릴 거라 생각도 못 해봤어요. 그래도 한 번 찍어보자 결심하고 우리다운 걸 찾다 보니 손이 주인공인 영상이 나왔어요. 사실 마지막에 멤버 전원이 등장해 강한 인상을 주자는 반전 효과도 노렸죠.”(김현호·드럼)

두달간 술 끊고 만든 음악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러운 성공에 톡톡히 유명세를 치렀고, 이곳저곳에서 쉴 새 없이 공연하며 에너지는 바닥나다시피 했다.

“2009년 2월에 1집을 내고 한 해 동안 정말 공연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 연말에는 패닉 상태에 이르렀죠. 그래서 2010년에는 무조건 쉬자고 결심했어요. 그런데 하던 공연을 안 하니 몸과 마음이 늘어지면서 자존감을 상실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장기하)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로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충격요법일 것”이라며 2개월간 금주를 했다.

“정확히 두 달 뒤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에 섰는데 정말 끓어오르는 듯한 에너지가 생기더라고요. 덕분에 그날 후로 꼬박 이번 앨범 작업에 매달릴 수 있었어요.”

“경황 없이 지나온 과거와 달리 주체적으로 공연하며 더욱 우리가 원하는 음악을 하겠다”며 다음달 초 김창완 밴드와 미국 LA·샌디에이고에서 조인트 콘서트를 열고,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에 다시 오른 뒤 가을께 일본에 진출한다.

사진/최현희(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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