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휴가는 일본 간사이가 딱이야.” 2주일 전 일본 교토·미에로 때이른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김수현(32)씨는 친구들만 만나면 휴가지로 간사이 지방을 추천한다. 김씨는 “대지진·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데다, 비용도 적게 들고 한적해 오랜만에 제대로 쉬고 왔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주춤했던 일본 여행이 간사이 지역을 중심으로 서서히 활기를 띠고 있다.
시즈오카·미에·교토·나라·오사카 등이 속한 간사이 지방은 오랜 기간 일본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덕분에 세계문화유산과 수많은 문화재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전통 문화도 엿볼 수 있다. ‘매력 만점’ 간사이 지방이 올여름 휴가족의 발길을 잡는다.
◆후지산의 도시 ‘시즈오카’
시즈오카현을 대표하는 명물은 후지산(3776m)이다. 지표면에서 홀로 솟은 독립봉이어서 사방에서 후지산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으며, 7·8월에는 트레킹도 가능하다.
또 다른 자랑거리는 녹차. 일본 녹차 생산량의 약 40%가 이곳에서 출하된다. ‘오차노사토 차 박물관’에서는 찻잎따기 체험과 함께 일본식 전통 정원을 바라보며 다도를 배울 수 있다.
◆산책의 도시 ‘교토’
1868년 도읍을 도쿄로 옮기기 전까지 교토는 약 1000년 동안 일본의 수도로 번영해왔다. 17곳의 신사, 절, 성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는 등 ‘일본에서 가장 일본다운 곳’으로 불린다.
천년고도 교토는 산책의 도시기도 하다. 기요미즈데라에서 지온인까지 연결된 오붓하고 한적한 골목길을 걷노라면 쌉싸래한 녹차 한 잔을 두어 모금 입에 문 느낌을 받게 된다. 교토의 명물인 긴카쿠지를 둘러보면서 도시생활에서 날마다 자라난 탐욕을 한번쯤 베어내는 것도 좋다.
기온거리에선 소매가 긴 기모노인 후리소데를 입은 여성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데, 운이 좋으면 7월 한 달간 열리는 교토 기온마쓰리에 참여할 수 있다.
◆일본인 마음의 고향 ‘미에’
열도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미에현은 일본의 속살 같은 곳이다. 일본인 사이에서는 ‘마음의 고향’으로 꼽히는데, 이세신궁을 비롯해 유서깊은 명승고적이 많다.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이 이어지는 자연풍광 또한 매우 아름답다. 마쓰자카 쇠고기·이세새우·전복·소라 등 신선한 해산물과 진주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가볼 만한 관광지
▲니혼다이라:시즈오카의 대표 관광지 니혼다이라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유골이 있는 구노잔도쇼쿠에 닿는다. 지난해 국보로 지정된 이곳의 신전은 50년에 한번씩 옻칠을 새로 하는데, 칠하는 기간만 3년이 걸린다.
▲미키모토 진주섬:미키모토 고키치가 세계 최초로 진주 양식에 성공한 섬이다.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을 비롯해 진주 양식의 과정과 변천사 등을 들려준다.
▲고다이지:정식 명칭은 고다이지쥬쇼젠지다. 교토의 히가시야마에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뒤 그의 명복을 빌기 위해 부인인 기타노만도코로(네네)가 1606년 세웠다. 일본식 정원과 대나무숲이 특히 아름답다. 관람 오전 9시∼오후 5시. 관람료 어른 600엔.
▲오카게요코초:미에현의 이세신궁 근처 풍물거리다. 길 양쪽으로 에도시대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 초기까지의 건축물이 즐비하다. 각종 토산품 공예 전문점·어묵가게 등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카이유칸:오사카에 있는 세계 최대급 옥내 수족관으로, 지상 8층에서부터 회전식으로 돌아내려오며 580여 종, 3만여 수중생물을 관람할 수 있다. 300엔을 내면 한국어 설명이 나오는 음성가이드를 빌려준다. 관람 오전 10시∼오후 8시. 관람료 어른 2000엔.
/박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