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악장 ‘토종 vs 유학파’
최수열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2007년 브장송 국제 지휘 콩쿠르 본선에 진출했고, 2009년 독일로 건너가 구 라이프치히 방송교향악단 등과 작업해오고 있다. 드레스덴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최근 마쳤으며, 7월부터는 세계 최고 권위의 현대음악단체 ‘앙상블 모데른’의 부지휘자로 활동한다.
8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한 아드리엘 김은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 빈 국립음대에서 바이올린과 지휘를 전공했다. 2000년 피에트라 리구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1위, 2007년 빈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 2009년 요르마 파눌라 국제 콩쿠르 3위 입상으로 유럽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독일 라디오 방송교향악단의 부지휘자로 발탁돼 내년 상반기에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로 데뷔무대를 갖는다.
●● 2악장 ‘디토와의 데이트’
‘디토 올림픽’은 악기들이 경주를 벌이는 듯한 느낌의 곡들을 배치했다. 존 윌리엄스의 ‘올림픽 팡파레’,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그리고리 스미스의 ‘오케스트라 게임’이 디토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최수열의 손끝을 통해 전달된다.
“젊은 음악인들과 음악을 통해 소통할 수 있어서 흥미로워요. 그들의 젊은 소리를 얼마나 끄집어내느냐가 제 몫이겠죠. 청중에게는 젊은 클래식의 기운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고요.”
‘디스 이즈 라벨’은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여러 면을 보여주는 무대다. 아드리엘 김이 지휘하는 TIMF 오케스트라를 통해 ‘스페인 광시곡’ ‘치간느’ ‘볼레로’ 그리고 피아노 협주곡 G장조가 이어진다.
“라벨의 음악은 오케스트레이션이 화려하고, 컬러가 매력적이에요. 굉장히 정교하고요. 특히 ‘볼레로’에서는 음악의 건축적 이미지를 비주얼로 표현하는 게 잘 맞을 거 같아 태싯그룹의 비주얼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 3악장 ‘지휘는 내 운명’
“현대음악 작곡가인 아버지(최동성) 덕분에 공연을 많이 봤죠. 하지만 처음 접했던 클래식이 현대음악이라 반감이 있었어요. 고교 시절 CD를 듣다가 오케스트라 악기들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지휘 전공을 결정했죠.”(수열)
“연주자냐 지휘자냐, 양 갈래 길에서 고민할 때 처음 지휘봉을 잡는 기회가 생겼어요. 순간 전율이 느껴지며 ‘이게 내가 할 일이구나’란 생각에 진로를 확정 지었어요.”(아드리엘)
“지휘자라는 연주자에게 악기는 오케스트라죠. 오케스트라는 사람들로 이뤄졌기에 결국 음악적인 면 외에 소통 능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돼요. 카리스마든, 따뜻한 인간미든 자기만의 리더십을 지니는 게 중요하고요.”(수열)
“연주자들의 영혼을 묶어서 음악을 완성하는 거라 리더십이 절대적이에요. 이견이 발생했을 때 결국은 지휘자가 음악에 대한 확신을 갖고 밀고 나가야 해요. 오케스트라는 아내와 같아서 굉장히 나이스해야 하고, 때론 밀어붙이는 박력도 필요하죠.”(아드리엘)
“맞아요. ‘밀땅’을 잘해야 해요. 젊은 지휘자의 장점은 단원들이 신선한 점을 느끼거나, 실험적 해석을 할 때 더 잘 이해해준다는 점이죠. 좋아하는 지휘자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냉정한 조지 셸. 제 성격과 너무 달라서. 하하.”(수열)
“영국의 30대 지휘자 다니엘 하딩은 신선한 해석과 확신으로 항상 기대감을 갖게 해요. 지적인 음악이 많이 나오죠. 카라얀은 정말 이상적인 인물이고요. 클래식의 퀄러티를 유지하면서 대중성을 확보했던 점은 제가 배우고 싶은 부분이죠.”(아드리엘)
“아드리엘 형의 동생이 저랑 친구 사이에요. 이렇게 직접 만나 뵙게 돼 너무 좋네요.”(수열)
“실력 좋은 지휘자라고 독일에서 말을 많이 들었는데 반갑네.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 점도 인연이고. 이번 공연 잘해∼!”(아드리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