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할까. 청춘스타의 등용문인 박카스 CF가 찜한 신인 배우 박정민(24)이 비상을 위한 날개를 폈다.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과 영화 ‘댄싱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SS501의 박정민이 아닌 배우 박정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알 파치노서 짐 캐리로
영화 촬영장에서 피곤해 졸면서도 끝까지 마이크를 놓지 않는 박카스 CF의 음향 스태프, 친구의 자살을 겪으며 강렬한 눈빛 연기를 선보인 독립영화 ‘파수꾼’ 속 희준이 박정민이다.
아이돌이 아닌 배우로서 존재를 드러낸 두 작품을 거쳐 요즘 연극에 매진하고 있다. 죽은 톱스타 미키짱을 추모하는 삼촌 팬들의 이야기로, 명랑한 성격의 팬 스네이크 역할을 맡아 지난달 9일부터 매일 무대에 오르는 중이다.
“극단적으로 비유해 ‘파수꾼’에서의 역할이 ‘대부’의 알 파치노라면 연극에선 ‘마스크’의 짐 캐리예요. ‘파수꾼’ 이후 말 없고 무게 잡는 역할만 들어와서 새로운 역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연극은 처음인데 관객 반응이 즉각적이라는 점이 신나요.”
실제로는 현재 시스타19와 소녀시대를 좋아한다는 그는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어릴 적 우상이었던 가수 임창정과 팬클럽 멤버로 활동했던 걸그룹 서클을 떠올리며 연기한다.
# 연기하려 대학 입학만 세번
이력이 독특하다. 2005년 고려대학교 인문학부에 입학했다 3일 만에 자퇴하고 이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에 들어갔다. 군대를 다녀온 후 09학번 연기과로 재입학했다.
“중학교 때부터 연기자의 꿈을 키웠고, 고등학교 때는 방송부에서 연출을 했어요.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 진로를 정할 때 영화과를 말씀드렸더니 부모님이 노발대발하셨죠. 마음을 접고 부모님 뜻대로 지원했지만 머릿속엔 연기 생각만 났어요.”
지금은 부모님이 가장 큰 지지자다. 연극을 끝내면 하반기 개봉하는 ‘댄싱퀸’으로 배우 박정민이라는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다는 각오다. 중국집 배달원으로, 극 중 황정민에게 힘을 실어주는 임팩트 있는 조연이다.
“가수 박정민과 이름이 같아서 개명도 생각해봤는데 주변 사람들이 더 유명해지면 되지 않으냐고 하더군요. 말처럼 쉽진 않지만 노력할겁니다. 그토록 하고 싶던 연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사진/최현희(라운드 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