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한국 블록버스터는 ‘남남 커플’이 있어 색다른 재미를 자랑한다. ‘고지전’의 류승수 고창석과 ‘7광구’의 박철민 송새벽이 웅장한 모양새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20일 개봉될 ‘고지전’에서 류승수는 전역 명령을 받고도 한국전쟁의 막바지 고지 탈환 전투에 뛰어드는 극중 악어중대의 오기영 중사로 출연했다. 진한 전우애로 똘똘 뭉친 캐릭터이며, 극에 감동과 더불어 섬세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최근 KBS2 ‘해피선데이 - 1박2일’로 인기가 급상승한 고창석은 만주 독립군으로 입대했다가 다시 남한 군복으로 갈아입은 양효삼을 연기한다. 전쟁터에서는 누구보다 강인하지만, 후방에 있는 쌍둥이 자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극과 극의 감정을 오가는 인물이다.
다음달 4일 공개 예정인 ‘7광구’에서 박철민과 송새벽은 거친 성격의 시추 장비 매니저 상구와 그의 조수인 종윤으로 호흡을 맞춘다. 괴생명체의 등장으로 모두가 생명을 잃을 위협에 처하지만 특유의 넉살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개그 콤비’다.
앞서 둘은 ‘위험한 상견례’에서도 환상의 짝을 이뤄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서로를 가리켜 “지금까지 함께 연기했던 연기자들 가운데 제일 웃긴 인간”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할 정도다.
이들 모두는 촬영장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고지전’의 투톱 주인공인 신하균과 고수는 “삭막하기 그지 없는 산속 촬영장에서 (류)승수 형과 (고)창석 형의 유쾌한 입담이 없었다면 아마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철민과 송새벽에 대한 주위의 평가도 비슷하다. ‘7광구’의 연출자인 김지훈 감독은 “촬영장 안팎에서 둘이 뿜어내는 개그 열기에 심각했던 분위기가 삽시간에 바뀌곤 했다”고 귀띔했다.
류승수는 “카메라 앞뒤에서 출연진과 스태프의 긴장을 없애주는 것이 우리같은 배우들의 역할이기도 하다”며 “영화에 그같은 노력이 배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