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의 방과후학교 관련 지침이 나온 지 이틀 만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를 뒤집는 지침을 내놓고 나섰다. 서울교육청이 비교과 수업을 적극 권장한 데 비해, 교과부는 교과·비교과의 선택은 일선 학교가 알아서 정하라고 지시했다.

교과부는 방과후학교의 편성·운영에 학교장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원칙을 담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개설·운영 기본지침’을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과 일선 학교는 이 지침을 기준으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교과부의 지침은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자문을 거쳐 방과후학교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학생·학부모 등 수요자 중심으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자유수강권을 이용할 때에는 교과·비교과 프로그램의 구분 없이 학생이 희망하는 강좌를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지난 11일 서울교육청이 방과후 학교에서 교과 교육을 줄이고 문화·예술·체육·봉사 등 교과 외 수업을 대폭 늘리도록 한 혁신안과 충돌한다. 교육청은 ‘초등학교 70% 이상’ 등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며 비교과 수업을 권장하고, 이에 대한 평가를 거쳐 예산 지원을 차등화한다는 등의 계획을 밝혔었다.

교과부는 “방과후 학교는 학교 여건과 학생·학부모의 수요를 감안해 학교장이 자율 결정할 사안”이라며 “예산 차등 지원 등 규제 위주의 정책은 학교 자율화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장관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