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들이 국적을 불문한 팬들을 거느린 20대 여인으로 금의환향했다. 글로벌 K-팝 인기의 선두주자 소녀시대가 일본 아레나 투어와 프랑스 합동공연을 끝내고 국내로 돌아왔다. 23∼24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1 걸스 제너레이션 투어’ 서울 공연은 세계를 무대로 활보할 이들의 또 다른 시작이었다.
국내팬 환영인사에 ‘눈물’
전날 공연으로 1년여 만에 국내에서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연 아홉 소녀들은 들뜬 마음으로 24일 공연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섰다.
“어제 공연에서 팬들이 ‘보고 싶었어’라고 적힌 손 피켓을 들고 단체 이벤트를 열어줬어요. 너무 감동해 그만 눈물이 왈칵 쏟아졌죠. 오랜만의 무대라 우리가 오히려 더 즐거움을 드려야 하는데 팬들의 이벤트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꼈어요. 무대 위에서 더 열심히 노래하고 함께 즐기는 원동력이 됐죠.”(윤아)
2007년 데뷔해 해를 거듭할수록 급성장하고 있는 비결은 “10대에 데뷔해 20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성숙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첫 콘서트 때는 많이 긴장해서 어설픈 면도 있었는데 그런 것까지 이해해 주는 팬들이 있었기에 오늘과 같은 무대가 가능한 것 같아요. 멤버 개개인의 성장과 무대 장치,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요소까지 꽉 채운 무대를 보여드리게 됐죠.”(태연)
지난달 초 프랑스 팬들의 플래시몹 및 단체 방한 등으로 촉발된 유럽에서의 열광적인 인기는 이들도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믿기 힘든 현상이었다.
“파리 공연 때 한국어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외국 팬들을 보며 우리말과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어요.”(유리)
“그동안 유럽에서 한류가 있다는 말만 듣다가 파리에서의 플래시몹 등 팬들이 환호하는 광경을 보니까 감동적이었어요. 역시 음악은 세계 공통 언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됐죠.”(수영)
18일 끝낸 일본 아레나 투어는 소녀시대의 이름값을 높이고 해외 시장에서 한 단계 올라선 결정적 계기가 됐다. 5월 31일부터 6개 도시에서 14회에 걸쳐 14만 명을 동원한 이번 투어는 일본 데뷔 9개월 만에 이뤄낸 이례적인 성과다.
“우리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거라고 기대를 못했어요. 아레나 투어를 통해 일본 각지를 찾아다니며 직접 소통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전한 것 같아 뿌듯해요.”(서현)
아레나 투어 알짜 버전
14만 일본 팬을 매료시킨 아홉 소녀들의 환상쇼는 국내 2만 관객(23∼24일 이틀 합계) 앞에 집약돼 펼쳐졌다. 아레나 투어 버전을 고스란히 서울 무대로 옮긴 공연에는 대형 램프와 보트 등 화려한 무대 장치와 와이드 스크린, 와이어 등을 동원해 관객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3시간 동안 32곡이 쏟아진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한층 성숙한 매력과 향상된 실력으로 다져진 멤버들의 개인무대였다.
‘댄싱 퀸’으로 해외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효연이 리한나의 ‘돈트 스톱 더 뮤직’으로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했고, 써니가 부른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스리’, 유리가 꾸민 자넷 잭슨의 ‘이프’, 윤아가 선사한 마돈나의 ‘포미닛’ 등 아홉 색깔의 무대 내내 터질 듯한 함성은 그칠 줄 몰랐다.
국내 복귀 무대를 성공적으로 끝낸 이들은 올해 하반기 아시아 투어와 새 앨범 발표로 소녀시대 신드롬을 이어 간다.
/유순호기자 suno@
metroseoul.co.kr
사진/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