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한 이미지의 지성(34)이 뽀글 파마 스타일로 대변신을 꾀했다.
다음달 3일 시작하는 SBS 새 수목극 ‘보스를 지켜라’로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을 앞두고서다.
일본 인기 만화 ‘슬램덩크’의 송태섭 캐릭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그는
“제대로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 교육자의 아들 ‘재벌 2세’ 되다
4월 종영한 MBC ‘로열 패밀리’에서 고아원 출신 변호사 한지훈 역으로 진중한 연기를 펼친 그가 ‘불량 보스’ 차지헌 역을 맡아 1999년 ‘카이스트’로 데뷔 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코믹 연기를 펼친다. 깐죽대고 껄렁한 재벌 기업의 철부지 막내아들 역이다.
“부모님 두 분 모두 교육자 출신이라 엄하게 자랐어요. 커서도 연기하는 데 방해가 될 정도로 엄격한 틀에 갇혀 있었죠. 막내아들 캐릭터를 연기하며 ‘어머니’가 아닌 ‘엄마’라 부르는 것조차 이해되질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이번 역은 큰 일탈이에요.”
연기 폭을 넓히고자 전작을 촬영 중이던 올봄 일찌감치 찜했다. 종영 후 한 달 동안 매니저와 단둘이 유럽으로 배낭 여행을 떠나 이전의 어두운 캐릭터를 훌훌 벗었다.
# 아이돌 선입견 깨 준 ‘프로 김재중’
열혈 비서 노은설을 연기하는 상대역 최강희와는 처음 만났지만 어색하지 않다. 별명인 ‘강짱’처럼 체력도 ‘짱’인 데다 파트너를 편하게 해줘 시너지를 기대한다. 특히 라이벌로 나오는 재계의 프린스이자 ‘모범 보스’ 차무원 역의 김재중에 대해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드라마 촬영 전 간 MT에서 재중이와 한 방을 썼어요. 더워서 속옷만 입고 킹 사이즈 침대에서 함께 잤더니 금세 가까워졌죠. ”
김재중을 통해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을 깼다. 열심히 하는 척이 아니라 프로의식을 가지고 한다며 라이벌에 대한 애정이 충만하다. 연기자로 멋있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선배로서 도움도 주고 싶다.
# 13년차! 꽃남에서 배우로
데뷔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3년차 연기자다. 잘생긴 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군 제대 후 복귀작인 ‘뉴하트’를 기점으로 ‘김수로’ ‘로열 패밀리’ 등에서 열연을 펼치며 배우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군대에 가기 전까지는 지성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어요. 대부분의 가수와 배우들이 그렇듯 군대를 가는 게 두려웠죠. 입대 후 울타리를 벗어나 벌거벗은 기분을 처음으로 느꼈어요.”
그 후 연기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주인공을 한다는 자체로 만족한 이전과 달리 배우로서 책임감이 생겼고, 발전하기 위해 캐릭터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했다.
# 생애 첫 ‘로맨틱 코미디 킹’ 도전
작품마다 연기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기에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시청률과 상관없이 로맨틱 코미디 도전만으로 큰 의미라고 강조한다.
“대작인 ‘김수로’가 시청률이 낮아서 아쉬웠지만 군대가는 것만큼 힘들진 않았아요. 대신 많은 것들을 배웠고, 다음 작품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죠. 이번 드라마도 시청률과 상관없이 또 한 번의 발판이 될 거라 생각해요.”
스타보다 배우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 돈을 많이 벌면 왠지 불행해질 것 같다는 그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바람이라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사진/서승희(라운드테이블)
남들 뭐라해도 “내사랑 이보영”
공개 연인 이보영과 4년째 교제 중이다. 올해 초 불거진 결별설이 무색하게 다정한 연인이자 든든한 동료로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한다.
“서로의 작품을 모니터해주는 편이에요. (이보영이 출연 중인) MBC ‘애정만만세’도 물론 봤는데 잘하더라고요. 그러나 사생활에 대해 말하기보단 각자의 일에 집중하고 싶어요. 헤어졌다는 뜬소문 등 가십거리에 오르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좋은 일이나 행복한 일 있으면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