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연기의 지존 짐 캐리가 펭귄과 환상의 앙상블을 이뤘다. 가정에 소홀한 부동산 개발업자 탐 파퍼가 어느 날 갑자기 배달된 여섯 마리의 펭귄들을 돌보며 겪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다음달 8일 개봉)에서 그는 펭귄들과 힘겨운 작업을 통해 새로운 연기 보람을 찾았다.
◆ 훈련
펭귄을 훈련시키기가 그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사실 불가능하다. 그들은 자나 깨나 물고기 생각밖에 안 한다. 그래서 난 바지와 신발, 주머니 안에 생선을 넣고 다녀야 했다. 펭귄은 생선 냄새를 풍기면 어디든지 쫓아온다. 그래서 가능한 한 계속 냄새를 풍기려 했다.
동물과 작업하다 보면 시종일관 사건이 터지고 정신이 없어져서 집중을 하기가 어렵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CG보다 진짜 펭귄과의 작업이 훨씬 좋았다.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일할 수 있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 소음
세트장은 정말 시끄러웠다. 입에 호루라기라도 물고 있는 것 같았다. 다른 장면 촬영 중에도 어디선가 ‘쁘루루 쁘루루’(펭귄 소리)하는 공룡 소리가 들려오곤 했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 나오는 공룡 소리가 펭귄 울음 소리로 만든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 날씨
지난겨울 뉴욕은 역사상 가장 추운 날씨였다. 세트장에서는 펭귄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영하 1도를 유지하며 촬영해야 했다. 펭귄들은 편안한 상태를 유지해주지 않으면 난리를 피워댄다. 펭귄을 다치게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인간의 불편함은 문제가 아니었다. 한 마리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촬영을 끝냈다.
◆ 순수
촬영 중에 펭귄들이 나를 마구 물어대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여기저기 물려서 피가 나기도 했지만 그들이 사납지는 않다. 단지 길들여지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동물과의 작업을 겁내지 않는다. 아이들과 동물이 나오는 영화는 절대 찍지 말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뺏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오히려 좋아한다. 꾸밈 없이 순수한 활기를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나는 동물과 아이들이 만드는 혼란을 좋아하고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