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스파이 명월’의 촬영을 거부해 사상 초유의 결방 사태를 야기시킨 한예슬이 미국 LA로 떠난지 이틀만인 17일 오후 돌아왔다.
초췌한 얼굴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그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제는 모두가 이 상황을 알게 됐으므로 저는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의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국민들이 알게 됐을 것”이라며 “관계자들에게 피해를 준 것은 죄송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촬영 재개 여부에 대해서는 예상과 달리 입을 다물었다. 전날 KBS 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배우를 교체하겠다”고 밝히자, 소속사는 “최대한 신속히 귀국해 다시 촬영에 임할 것”이라며 복귀를 약속했다.
▶ 동정론도 솔솔
한편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두고 SNS와 각종 인터넷 연예 게시판에서 한예슬을 감싸는 동정론이 일고 있다.
16일 드라마 제작진이 기자회견을 열어 한예슬의 책임을 주장하자마자, 한예슬과 함께 일해 온 헤어 스타일리스트이라고 자처한 한 네티즌이 반박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눈길을 모았다.
이 네티즌은 “2주동안 쉬지도 못한 채 3~4일 연속으로 밤을 샌 뒤 집에서 혼자 쓰러진 여배우는 졸지에 장시간 스태프를 기다리게 한 무개념녀가 됐다”며 “살인적인 스케줄로 연예인의 약점을 이용해 무조건 돌리는대로 두 달을 밤새며 일하게 한 후 일이 터지니 약자인 척, 피해 입은 척한다”고 방송사를 비난했다.
시사평론가 진중권과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제작자인 원동연 리얼라이즈필름 대표도 감싸고 나섰다. 진중권은 12일 트위터를 통해 “피디와 배우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열 받으면 펑크내고 미국 갈 수도 있지”라는 견해를 밝혔고, 원 대표는 “한예슬이 순진했다. 살인적인 스케쥴로 링거꽂고 병원에 입원했다면 이번 사태에서 마녀사냥은 안 당했을 것”이라며 옹호했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