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인기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 - 1박2일’의 6개월후 전격 폐지 방침과 관련해 복잡한 셈법에 빠졌다.
강호동을 비롯한 현 멤버 전원의 하차와 상관없이 브랜드를 유지하느냐 여부로 고민을 거듭할 전망이다.
우선 시즌제의 도입으로 ‘1박2일’의 영속성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폐지 방안이 발표되자 연출자인 나영석 PD는 “시즌 2를 포함해 여러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나PD의 이같은 발언은 물갈이한 출연진을 앞세워 ‘제2의 출발’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한해동안 광고 판매액수만 무려 400억원 이상에 이르는 효자 코너를 웬만해선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KBS로서는 비슷한 성격의 SBS ‘일요일이 좋다 - 패밀리가 떴다’가 유재석과 이효리의 하차 이후 김원희와 윤상현을 영입해 시즌2를 선보였으나, 불과 5개월만에 막내렸던 사례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잘 해야 본전’이란 생각을 딛고 강호동의 빈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톱스타를 끌어들이기도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예능 트렌드의 막바지에 달한 ‘야생 버라이어티’ 포맷을 어떻게 되살릴 것이냐가 문제다.
한 방송 관계자는 “과연 누가 강호동의 카리스마를 대체할 것인가를 따지면 답이 없다”며 “특히 우리나라 방송 풍토에서 시즌제의 도입은 노력은 노력대로 하고 ‘식상하다’며 욕은 욕대로 얻어먹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1박2일’ 제작진으로서는 가장 큰 고민거리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주말 예능 판도는?
당분간 ‘해피선데이’의 우세속에 MBC ‘우리들의 일밤’과 SBS ‘일요일이 좋다’가 추격하는 ‘1강2약’의 구도가 이어질 공산이 높다. 그러나 성질 급한 시청자들이 장수를 약속하던 ‘1박2일’의 배신에(?) 채널을 미리 돌릴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강호동의 하차설이 불거진 직후였던 14일 방송분의 전국 시청률은 15.1%로 전주보다 4.8% 포인트나 하락했다.
이 틈을 이용해 MBC와 SBS는 새로운 포맷의 코너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며, 4년이나 계속된 ‘1박2일’ 천하를 무너뜨리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