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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내 영화속 찌질남녀, 메시지 없어요"

영화 '북촌방향'의 홍상수 감독

들어가긴 쉽지만 나오기 어려운 미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홍상수(51) 감독의 ‘원더랜드’다. 보잘 것없는 일상의 변주와 우연의 반복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관찰하는 그의 작품 세계는 쉬운 듯 어렵다. 다음달 8일 ‘북촌방향’의 개봉을 앞둔 홍 감독은 “내 영화는 삼각형의 꼭지를 향해 달려가지 않는다. 관객들이 구멍있는 원 안에서 놀다가 그냥 나갈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말했다./조성준기자 when@metroseoul.co.kr

- 남녀가 술자리에서 만나고 헤어지기를 거듭하는 설정은 이번에도 나온다.

술과 찌질한 남녀관계가 없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필요성이 들지 않아서다. 나는 어떤 메시지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영화를 연출하지 않는다. 같은 장소를 계속 가고, 비슷한 얘기를 반복하는 상황을 던져놓았을 때의 궁금증이 중요하다. 효과와 방향을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호기심이라고나 할까.

- 갈수록 작품이 순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몇 안되는(?) 팬들로부터 ‘부드러워졌다’ ‘편해졌다’같은 평가는 자주 듣고 있다. 그렇다고 대중을 의식한 것은 아니다. 별 생각없이 그래야할 것같아서지, 뚜렷한 이유는 없다.

- 이번 작품에서는 시간의 경계는 희미해진 대신 공간은 뚜렷하게 제시된다.

원래는 영화속 캐릭터와 공간을 구상할 때 특정 배우와 공간을 떠올리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러나 북촌이란 공간은 웬일인지 처음부터 내 머릿속에 있더라. 강북에 갈 일이 있으면 북촌에서 주로 사람들을 만나곤 하는데,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친 것같기는 하다.

- 대부분의 톱스타들이 당신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한다.

인품과 적극성, 도전의식이 엿보이는 연기자들과 작업하고 싶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하하’에 이어 ‘북촌방향’까지 함께 한 유준상 씨는 정말 ‘예쁜’ 사람이다, 머리가 좋으면서도 순수하다.

- 영화 만들기의 즐거움을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가장 먼저 발견의 즐거움이겠다. 창작을 강요당할 때의 쾌감이 분명히 있다. 제작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관계’가 자연스럽게 드러날 때 가장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다. 또 영화는 내가 인생에서 통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것들중 하나다. 그래서 최대한 정중하게 대하려 한다.

- 제작과 연출을 앞으로도 계속 겸할 생각인가?

내 영화에 어울리는 제작 스타일을 찾은 결과다. 지금 한국 영화계의 제작·투자 환경은 오랜 기다림을 요구한다. 당분간은 지금의 시스템을 유지할 생각이다. 내게 정말 중요한 것은 시간이 흐른 뒤 우연히 길에서 만날 수 있는 관객 한 명의 반응이다. 그 사람이 내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사진/최현희(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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