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듀오 다비치(이해리·26, 강민경·21)는
흔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 한 번 없이 1년 이상 마이크를 놓았다.
그런데 신곡에 대한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뜨겁다.
음원 강자들 틈에서 불쑥 정상의 자리로 치고 올라가더니 내려올 줄 모른다.
이들은 오직 노래로만 승부하겠다는 틈새시장 전략이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비주얼은 자신들이 내세우는 전략 포인트가 아니라고 했지만, 여느 퍼포먼스 위주의 가수들 못지않은 외모는 이들의 매력이다. 새 미니앨범 ‘러브 딜라이트’는 신비로운 숲 속의 여신을 컨셉트로 한 재킷 사진부터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노래들은 주로 내지르는 스타일이었고, 가사도 상처받지 않는 강한 여성을 소재로 했잖아요. 이제는 여성스러운 면을 보여주고 싶더라고요. 야리야리한 여자 말이죠.”
타이틀곡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는 이런 의도를 그대로 담고 있다. 여전히 수준급의 가창력을 필요로 하는 높은 음역대의 곡이지만 지를 듯 말듯 부드럽게 흘러가는 멜로디를 따라 유려하게 표현했다. 가사와 편곡은 예스럽지만 세련되고, 데뷔 앨범 때의 스타일로 돌아가 초심을 되새겼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꾸준히 송라이팅 훈련을 해온 강민경은 “매번 퇴짜를 맞다가 드디어 채택됐다”며 처음으로 자작곡을 실었다. ‘비밀’이라는 제목의 이 곡은 연인을 향해 사랑이 식었음을 고백해야 하는 여자의 힘겨운 심경을 담았다.
“어느 날 침대에 누웠는데 갑자기 쓸쓸함이 밀려들더라고요. 잠도 오지 않아 당시에 막연히 휴대전화로 녹음해 둔 곡이 바탕이 됐어요. 직접 겪은 얘기라기보다, 여러 번 경험한 오해와 상처가 녹아 있죠.”
데뷔 4년차인 이들은 여느 걸 그룹 멤버들과 비슷한 또래지만 성숙한 발라드로 차별화된 팀 컬러를 갖췄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싶고, 무대에서 춤도 추고 싶은데 그런 걸 안 해서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처음 우리를 좋아해 주던 팬들과 의리를 지키겠다고 마음을 다지죠. 듣는 음악의 매력을 깊이 있게 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