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륙을 앞둔 여성그룹 2NE1이 떠들썩한 홍보와 달리 실속 없는 행보로 신한류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이들은 21일 데뷔앨범 ‘놀자’ 출시에 앞서 공개한 모바일 음원으로 일본에서 굴욕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모바일 음원 사이트인 레코초쿠의 17일자 벨소리 순위 집계에 따르면 타이틀곡 ‘아이 엠 더 베스트’(‘내가 제일 잘나가’ 일본어 버전)는 전날보다 20계단이나 하락한 61위에 머물렀다. 또 다른 수록곡인 ‘론니’ 역시 16계단 내려선 94위에 그쳤다.
7월 국내 가요차트를 싹쓸이했던 ‘내가…’ ‘어글리’ ‘론니’ ‘헤이트 유’를 한데 모은 ‘놀자’가 베스트 성격의 음반임을 감안할 때 더욱 참담한 결과다.
또 다른 순위인 음원 다운로드 부문에서는 ‘아이 엠 더 베스트’가 93위에 올라 노래 제목이 민망할 정도로 일본 팬들로부터 싸늘한 외면을 당하고 있다.
특히 일본 내 K-팝 체감 인기를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비디오클립 순위에서는 여러 한국 가수들이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지만, 이들의 이름만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디지털 음악시장이 인터넷을 주축으로 성장하는 데 비해 일본에서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이 중심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모바일 음악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전 세계 모바일 음악시장의 51%를 차지한다.
따라서 레코초쿠는 일본 최대 모바일 음원 사이트로, 오리콘 등 보수적인 음반차트와 달리 가요계 트렌드를 가장 빠르고 탄력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성을 띤다.
2NE1은 아사히TV ‘뮤직스테이션’, NHK ‘뮤직재팬’ 등 인기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이달 초부터 현지에 머물며 집중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음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한 주 먼저 데뷔한 후배 그룹 레인보우가 레코초쿠 2개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는 것과도 비교된다.
한 한류 관계자는 “독자적인 레이블을 설립한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자신들의 색깔을 담은 ‘YG팝’으로 승부하겠다는 차별화 전략을 꾀했지만, 오히려 일본 팬들의 무관심으로 이어졌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또 19일부터 6회에 걸쳐 7만 명을 동원하는 콘서트를 열며 최대 규모의 신고식을 치른다고 거창하게 홍보했지만 정작 주류 음악계와는 섞이지 못하는 YG엔터테인먼트의 전략적 실책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