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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화종합

‘용서’라는 화두 15년간 고민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 이후 9년 만에 외출

단 두 편의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1998)과 ‘집으로’(2002)로 강한 존재감을 알리고 훌쩍 떠나버린 이정향(47) 감독이 영화 ‘오늘’(27일 개봉)로 돌아왔다. 영화계를 떠난 지난 시간과 9년 만에 들고온 용서라는 화두에 대해 들어봤다.

오랜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니 낯설겠다.

10년 동안 한 장의 사진도 안 찍혔는데, 어쩔 수 없다. ‘집으로’ 이후 너무 유명세를 타 힘들었다.

어떻게 지냈나.

과거를 세탁하고 싶었다. 일본 도쿄에 있는 친구 집에 머물렀다. 인터넷, TV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혼자 일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먼저 바구니 달린 자전거를 샀고, 거기에 노트북과 자료들을 싣고 카페로 달렸다.

‘오늘’을 영화화하게 된 계기는.

1996년쯤 초안을 썼다. 그때는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2005년에 다시 꺼내 보니 쉽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생각의 깊이와 사고의 각도를 달리하게 됐다. 나잇값을 하면서 진지하게 다시 다가갔다.

영화에서 ‘용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고자 한 이유는.

우리나라에 재범 확률이 높은 이유, 사람들이 용서를 쉽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부모는 자식들이 싸우면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다 같이 제재를 가하고, 학교에서 싸움이 나면 선생님들은 자초지종을 듣기보다는 화해하고 용서하기를 강요한다. 용서와 화해는 세트가 아닌데 말이다.

특히 사형제 폐지를 거론한 이유는.

어느 날 성당에서 사형제 폐지를 위한 서명을 받는 것을 봤다. 목소리만 높이면서 정작 우리의 사형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 더욱이 유가족에 대한 의견을 묻지 않더라. 마치 주인은 빠진 자리에 손님들끼리 떠드는 꼴이었다. 진실을 외면한 채 인권이라는 단어에만 미혹돼 목청을 높이는 모습이 참 위험해 보였다.

전작의 따뜻한 분위기와 소소한 유머를 기대했던 관객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충분한 정보를 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노파심에 너무 많은 얘기를 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대사도 길어지고. 이정향과 송혜교에게 배신감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주제를 전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송혜교를 캐스팅한 이유는.

먼저 연락이 왔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회사의 추천으로 다시 만나 보니 TV에서 본 모습과 많이 달랐다. 희로애락을 잘 표현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3분의 2만 하는 주인공 다혜와 무척 닮았다.

남지현의 역할도 컸다.

나이가 문제였지만 리딩하는 것을 보고 “이 아이는 천재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무조건 믿고 맡겼다.

차기작 계획은.

이것저것 떠올린 건 많은데 아직 정한 건 없다. 이 사회에 도움되는 얘기인가, 내가 인간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를 놓고 고민해 보겠다.

사진/최현희(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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