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당에서 울려퍼지는 클래식 선율에 길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세계 최대 무료 신문인 메트로신문이 무르익는 가을을 맞아 19일 낮 12시20분 서울 신문로2가 사옥 마당에서 시민들을 위한 ‘메트로신문 마당 음악회’를 열었다.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직장인, 아이와 함께 가을볕을 쐬러 나온 주부 등 각계각층 남녀노소가 W필하모닉 금관 5중주가 들려주는 클래식을 감상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김남윤 W필하모닉 음악감독의 사회로 막을 올렸다. 김 감독은 좀처럼 클래식 연주를 직접 접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트럼펫·트럼본·호른·튜바 등 악기를 친근하게 설명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정통 클래식을 비롯해 재즈·영화음악·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흥겨운 무대가 펼쳐졌다.‘비엔나 행진곡’, 멕시코 민요 모음곡이 흥겨운 멜로디로 관객의 흥을 돋군데 이어 영화 ‘미션’의 주제곡으로 잘 알려진 엔니오 모리꼬네의 ‘가브리얼 오보에’ , 팝그룹 토니 올랜도&다운의 히트곡 ‘타이 어 옐로우 리본 라운드 디 올 오크 트리’가 울려퍼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클래식 메들리와 ‘밤안개 속의 데이트’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 캉캉 춤곡이 연주되자 관객은 빠른 리듬에 맞춰 일제히 박수를 쳤다. 행사가 한창 진행되는 동안에도 행인들이 속속 모여 자리가 없어 서서 감상하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모든 순서가 끝난 후에도 감동에 젖은 관객이 자리를 뜨지 않고 앙코르를 외치자 연주자들은 신명나는 트로트 메들리로 화답했다. 김수희의 ‘남행열차’, 박상철의 ‘무조건’을 관객이 클래식 반주에 맞춰 일제히 가사를 따라부르는 이색 광경도 펼쳐졌다.
이날 유모차에 손녀를 태우고 온 주부 김영숙(48)씨는 “클래식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로 좋은 음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대중적인 곡들을 연주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