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산악인 박영석(48) 대장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 등반 도중 연락이 두절돼 본격적인 수색작업이 펼쳐진 가운데 그의 생환을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박 대장은 최근 강기석·신동민 대원 2명과 원정대를 꾸려 히말라야 14개 봉우리 가운데 가장 험난한 곳으로 알려진 안나푸르나(해발고도 8091m) 남벽의 개척등반을 시작했다.
하지만 18일 오후 4시(현지시간) 위성전화를 통해 “눈과 가스를 동반한 낙석으로 운행을 중단한다. 전진캠프로 하산할 예정”이라고 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연락이 끊어져 사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네팔 현지에서는 20일 구조대가 편성돼 수색작업에 들어갔다. 구조대의 일원인 앙도르지 셰르파는 이날 “헬리콥터가 1차 수색을 벌였으나 원정대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며 “헬리콥터로 계속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셰르파 4명을 해발 5200m 부근에 내려 인력으로 직접 원정대를 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한국시간 오후 9시15분)가 되면 일몰이 시작돼 헬리콥터 수색이 불가능한 데다 셰르파 역시 시야 확보가 어렵고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하산해야 한다.
21일 오전이 되면 박 대장과 교신이 끊긴 지 60시간이 넘어가기 때문에 생존 확률이 희박해진다. 앙도르지는 “나흘까지 생존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람에 따라 달라서 생존 가능성 여부를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티즌 무사귀환 기원 잇따라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과 SNS이용자들은 “베테랑 산악인인 만큼 위기를 잘 넘겨 훗날 무용담으로 들려주시길 기도합니다” “부디 이 시간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되신 박영석 대장님의 체력과 체온에 힘을 불어 넣어주시길” “대장님 잠수 그만 타시고 얼른 연락 주세요” 등 간절한 마음을 담은 글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속속 올리고 있다.
대한산악연맹은 현지 구조대 지원은 물론, 국내 전문 산악인으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네팔 현지로 급파한 상태다.
◆세계 최초 산악그랜드슬램 달성
동국대 재학 중 산악부에 가입해 산악인의 길로 들어선 박 대장은 2001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에서는 8번째로 히말라야 8000m 이상의 봉우리 14좌를 완등했다. 2005년 5월에는 북극점에 도달해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산악 그랜드슬램은 히말라야 8000m 14좌를 등정하고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 3극점(북극점·남극점·에베레스트) 도달을 모두 이뤄야 주어지는 영예의 명칭이다. /김민준기자 mjkim@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