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기대 속에 방영 한 달째를 맞은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시청률과 재미 면에서 전작보다 못하다는 비관론과 캐릭터 소개 및 적응 과정이므로 아직 성패를 가늠하기 이르다는 낙관론이 교차 중이다.
◆ 신선도 떨어진 연출
20회가 방영된 21일까지 평균 시청률은 11.3%(AGB닐슨미디어리서치·전국 기준)다. 전작 ‘지붕 뚫고 하이킥’의 초반 20회 평균 시청률인 11.1%와 비슷하다.
그러나 ‘거침없이…’와 ‘지붕 뚫고…’의 후광을 얻고 화려하게 출발했다는 점에서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숫자는 많지만 고만고만한 캐릭터들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40대로 극 중에서 가장 높은 연령대인 안내상과 윤유선을 제외하고도 젊은 출연진이 10명에 이르다 보니, 캐릭터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순재·나문희·김자옥 등 중견들이 든든하게 중심을 지켰던 ‘거침없이…’ ‘지붕 뚫고…’에 비해 매회 내용이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김병욱표 시트콤’의 최대 장점인 배우들의 기존 이미지를 전복시켰던 통쾌함도 사라졌다. 이순재를 시작으로 신구와 노주현이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고집불통 할아버지와 무능한 가장으로 변신했던 이전과 달리, 안내상은 ‘조강지처 클럽’ 등에서 보여준 모습을 재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캐릭터 대부분이 전작들의 등장인물을 한두 명씩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 강해 식상하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 사업 부도로 몰락한 가족과 ‘88만원 세대’를 통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심해진 계층 격차 등에 대한 풍자 요소를 강화했지만, 에피소드가 지나치게 단조로워지면서 웃음의 강도가 낮아졌다.
◆ 캐릭터 익숙해지는 단계
그러나 아직은 판단이 이르다는 의견도 많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청자들이 캐릭터들을 확실하게 받아들이고 나면 시청률은 안정권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윤계상·김지원·이종석, 박하선·서지석·고영욱의 두 멜로라인이 무르익으면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거침없이…’와 ‘지붕 뚫고…’도 최민용·서민정·정일우, 신세경·최다니엘·황정음·윤시윤 등의 엇갈린 사랑이 흥미진진해지면서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제작진은 “가족끼리 보기에 아주 편하지 않은 내용이고, 젊은 캐릭터들이 많아 시청자들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초반부에는 시청률에 대한 기대보다, 다큐 같은 느낌으로 동 시대성을 담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