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로 서른이 된 박효주가 본격적으로 연기 욕구를 분출하겠다며 의욕에 가득 차 있다. 영화 ‘완득이’의 흥행에 톡톡히 한몫한 그는 30대다운 연기에 기분 좋은 첫발을 내디뎠다.
‘완득이’는 20일 개봉해 3일 만에 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 중 1위로 박스오피스에 이름을 올렸다. 박효주가 연기한 호정은 원작에 없던 인물로 교육적인 메시지로 쏠릴 수 있는 영화의 스토리를 풍성하게 한다.
“호정은 무협소설 작가로, 40대 노총각 동주(김윤석)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죠. 가정식 백반 같은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과 무척 잘 어울리는 비누 냄새 나는 여자예요. 전작들에서 도시적인 딱딱한 인물만 연기하며 장르적인 한계를 느끼던 차에 생활연기에 대한 갈증을 씻어낼 수 있었죠.”
비록 적은 분량이지만 이번 영화에 매료된 이유는 풋풋하지만 진솔하게 펼쳐지는 멜로연기를 할 수 있어서다. 나이에 맞는 성숙한 멜로를 하고 싶어서 하루빨리 30대가 되기를 바라왔던 그의 첫 번째 소원 풀이 무대였다.
“20대 청춘멜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판타지적인 연애가 아닌 현실적인 사랑에 빠지고 싶어서죠. 배종옥 선배가 출연한 ‘러브토크’와 같은 영화를 꼭 해보고 싶었어요.”
격정 멜로도 꼭 하고 싶다는 그는 “나를 가장 많이 흔드는 건 이성이다. 요동치게 하면서 때로는 무너지게도 하는 것”이라며 “사람 간의 감정 충돌을 즐기는데 남녀 사랑 연기야말로 그런 목마름을 해소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소녀K’에선 킬러 트레이너
8월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된 TV영화 ‘소녀K’는 자신의 목표를 더욱 분명히 해준 작품이다. 주인공 연진(한그루)을 킬러로 키워내는 왕년의 유명 킬러 지영을 연기했다.
촬영 전 의상팀이 던져 준 전신 바디슈트를 입기 위해 7kg을 감량하고 체지방을 10%포인트나 낮췄다. 총술, 검술, 웨이트트레이닝은 물론 6kg짜리 기관총을 들고 뛰는 훈련을 거듭한 끝에 생애 처음 선명한 ‘11자 복근’도 얻었다.
“액션보다는 심리 연기가 중요한 인물이었지만 작은 불량에도 허술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어요. 내가 열심히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얼마나 큰지 알기 때문이죠.”
운동을 하며 하루하루 자신과 내기를 했다는 그는 “순간의 고통과 욕구를 참으면서 배우로서 목표가 분명해졌다. 얼마나 준비하고 희생했는지는 작품에서 드러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